창작뮤지컬 ‘나의 신념; 선택’ 희망을 절대 잃고 싶지 않은 ‘광범’…경성책방에서 ‘불행의 고리’를 끊다 8월15일~18일…북촌창우극장에서 무대 올려 인천/윤명록 기자 k3220507@naver.com

2024년 08월 02일(금) 21:26

출연 배우 뒷줄 전상원 이기춘 임정혁 서영민 조성한 앞줄 문수민 강수지 유채영 이준/사진=SPACESOAR 제공

[인천/윤명록 기자] ◆작품은?
일제강점기 차가운 시대 지극히 평범했던 조선 사람들이 살아온 삶, 신념을 지키기 위한 선택 대(對) 일(日) 제국의 무력 앞에 우리는 살아야 한다.
본인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던 시대.
일제강점기 어느 한 시점. 시대의 아픈 운명 속에서 대한조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살아간다.
누구보다 삶의 희망을 절대 잃고 싶지 않은 광범.
자신의 선택보단 시대의 흐름 속에 시대가 선택한 세상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반면 광범의 친구들 경성책방 사람들은 자기 삶을 선택하고,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시대의 선택은 광범을 끝없이 무너지게 만들고, 경성책방 사람들은 광범의 그런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한 번 시작된 광범의 불행은 점점 커지고, 멈추지 않는 불행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광범은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게 된다.
과연 광범은 선택할 수 없던 시대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경성책방이란?
19세기 말, 조선 사회는 외국의 신식 문물과 지식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개화한 지식인들은 근대적 지식 보급을 위해 ‘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96년 6월 2일 자 ‘독립신문’의 논설은 ‘책 회사’의 설립을 촉구했다. ‘각색 서양 책을 국문으로 번역해 출판’하는 회사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책을 만들고 파는 일은 문명개화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이윤도 많이 남는 ‘큰 사업’이라고도 했다. 개화기의 서적 업은 꽤 전도유망한 사업이었다.
1890년대부터 종로통과 그 주변을 중심으로 책을 파는 가게가 속속 등장했다. 간판에는 서사(書肆), 책사(冊肆), 서포(書舖), 서관(書館), 서림(書林), 서원(書院) 등의 상호를 걸었다.
책을 의미하는 한자와 가게나 공간을 뜻하는 한자를 붙인 용어다. 이 상점들은 책을 파는 일뿐 아니라 만들고 수입하는 일도 겸했다. 책의 출판·유통·판매가 나뉘어 있지 않던 상태였다. 출판사나 서점 같은 용어는 1920년대에 대중화되었고, 그 이전의 업계에서 통용되던 명칭은 서적상(書籍商)이었다.
개화기에는 지물포와 잡화점 같은 곳에서도 책을 팔았다. 1907년에 발간된 신소설 ‘귀의 성’ 광고에는 대동 서시, 고유상서포, 김상만 책사 등과 함께 지전(紙廛), 잡화점, 문방구서점이 판매 장소로 기록돼 있다. 이 상점 중 일부는 점차 전문적인 서적상으로 변모해 갔다. 한국 서적상의 효시로 알려진 회동서관(滙東書館)이 대표적으로 그랬다.
회동서관이 과제 홍수 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때는 대략 1890년 전후로 알려져 있다. 고제홍은 원래 면포전을 운영하던 상인인데 전업해 청계천 광교 인근에서 서적업을 시작했다. 고제홍서사가 근대적인 서적상으로 성장하는 데는 아들 고유상의 역할이 컸다. 1906년경 가업을 이어받은 고유상은 1년 뒤 ‘회동서관’으로 상호를 바꾸고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다.
고유상이 경영한 회동서관은 신구(新舊) 소설과 신문예 작품, 사전류와 학습서, 실용 서적 등 다양한 출판 사업을 펼치며 1920년대 후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고유상의 형제인 고경상과 고언상도 각각 광익서관과 계문사 인쇄소를 운영하며 서적업계에 족적을 남겼다.
종로를 중심으로 성장한 서적상은 회동서관뿐만이 아니었다. 개화기에 종로통과 그 인근에는 서른 곳이 넘는 서적상들이 있었다. 미국 선교사 아펜젤러가 설립한 대동서시(종로)를 비롯해 김상만의 광학서포(종로2가), 주한영의 중앙서관(종로3가), 남궁억의 유일서관(종로2가), 김용준의 보급 서관(안국동), 민준호의 동양 서원(종로2가), 대한기독교서회의 전신인 야소교서회(종로2가) 등이 모두 한국 서적 상계의 선구(先驅)로서 신문화 보급과 계몽운동의 일익을 담당했다.

‘창작뮤지컬 나의 신념:선택’ 포스터/사진=SPACESOAR 제공

불행하게도 ‘개화’의 시대는 ‘식민화’의 시대이기도 했다. 조선의 서적상들은 신문지법(1907)과 출판법(1909)으로 상징되는 일제의 출판물 통제 정책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조금이라도 ‘애국 계몽’의 색채가 있는 책들은 압수와 판금(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원고검열과 납본검열이라는 강력한 규제 장치도 서적상의 발목을 잡았다. 서점을 수색하고 단속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게다가 일본의 서점마저 식민도시 경성에 진출했다. 일본 서점들이 자리 잡은 곳은 청계천 남쪽의 본정통(本町通), 속칭 진고개(지금의 충무로2가) 근처였다. 1906년 개점한 일한서방(日韓書房)을 필두로 대판옥호서점(大阪屋號書店), 암송당서점(巖松堂書店), 마루젠(丸善) 등이 차례로 경성 지점을 설치했다. 원래 이 서점들은 조선 체류 일본인들의 문화생활 공간으로 마련되었으나 점차 일본어를 해득하는 조선인들도 자주 찾는 곳이 됐다.
1930년대 종로 서점가에서 최고 매출을 올리던 박문서관. 출판사, 인쇄소까지 갖춘 출판·서점 기업이었다.
이처럼 경성의 서점가는 종로·관훈동 일대의 조선인 서점가와 충무로·명동 일대의 일본인 서점가로 양분돼 있었다. 시설과 장서(藏書) 등 모든 면에서 열세였던 조선인 서점은 진고개로 손님을 뺏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1920년대부터 종로의 서점가는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925년 12월경 ‘매일신보’는 ‘누구나 책을 사려면 반드시 진고개로 향하였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곧 사정이 나아져서 ‘종로통 일대에 늘어선 신명서림, 영창서관, 창문사, 동양서원, 박문서관, 경성서관, 덕흥서림 등 모든 상점에는 밤마다 전등 아래에 서책을 고르는 청년 남녀의 자취가 끊일 줄을 모른다’고 했다.
지식인층은 진고개 서점 순례를 즐겼다. (이용희 출판문화사 연구자·성균관대 강사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8166)

◆작품은 우리가 느끼는 선택의 무게에 관해 얘기한다
자유로운 시대. 하지만 자유로운 만큼 선택할 것들도 많다. 우리는 때로는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선택의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창작뮤지컬 ‘나의 신념; 선택’은 우리가 느끼는 선택의 무게에 관해 얘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가 선택하면서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과 선택에는 당연한 책임을 수반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롭던, 제한된 상황이든 선택을 하게 된다면 선택의 결과가 어떠하든지 간에 그 결과는 오로지 본인이 몫이 된다. 또 좋은 의도로 선택한 일이 나쁜 결과를 불러오는 일도 있고, 최고의 선택이라고 했던 것이 오히려 만족감이 더욱 떨어지기도 한다. 선택의 역설에선 제한된 선택 환경에서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너무 많은 선택 앞에 오히려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끼기보단 심리적 피로감을 느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당장 커피숍만 가도 다양한 메뉴들 속에서 선택의 피로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제한된 선택과 자유로운 선택 사이, 최고의 선택은 과연 무엇인가? 라고 물음을 던진다.
선택된 시대.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조선 사람들. 나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목숨을 건 선택, 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시대. 시대의 아픔 속에 살아가야 하는 조선 사람들의 삶.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을뿐더러 선택의 가짓수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제한적인 선택 앞에 대한제국 사람들은 오히려 선택의 가짓수가 많지 않아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제한된 상황 속에서 나라와 나를 지키기 위해 하게 되는 선택과 신념을 들여다보고, 이에 더 나아가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더 좋은 선택을 하는 방법과 의미를 창작뮤지컬 ‘나의 신념: 선택’과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제한된 선택과 자유로운 선택 사이, 최고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뮤지컬을 선뵈는 이들은 “관객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스페이스소얼에서 전하는 따끈따끈한 공연 소식! 올해 1월에 선보였던 연극 ‘선택’이 창작뮤지컬 ‘나의 신념; 선택’으로 돌아왔습니다”라며 “더욱 새로워진 내용과 관객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할 26곡의 넘버! 배우들의 멋진 노래와 연기까지! 1945년 전 8월 15일 광복의 기쁨으로 가슴 뛰던 날! 79년이 흐른 2024년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관객 여러분과 그때의 기쁨을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자세한 공연정보는 공식 SNS와 인터파크 티켓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공식SNS https://www.instagram.com/space_soar.
인터파크 티켓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4010022
‘창작뮤지컬 나의 신념:선택’은 북촌창우극장에서 8월 15일~18일까지 공연되며 15일 오후 2시, 오후 7시, 16일 오후 7시, 17일 오후 2시, 7시, 18일 오후 3시에 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100분, 관람연령 12세이상 (생년월일 기준)이며 제작진은 프로듀서 하지오/제작예술감독 정의영/무대감독 박재민/음악감독 박예람/음향감독은 강수지가 맡았다.
출연진은 강수지, 문수민, 서영민, 유채영, 이기춘, 이준, 임정혁, 전상원, 조성한이다.
기획제작은 SPACESOAR에서 했으며 공식 ‘https://www.instagram.com/space_soar’, 예매처 ‘인터파크티켓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401002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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