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90%, “김문수 후보, 노동부장관 자격 없어…” 노동자와 국민 위해 즉각 사퇴해야 경사노위원장 ‘잘했다’ 2%, 갈등 중재력 ‘뛰어나다’ 3%에 불과 김문수, “노동계도 본인과의 소통에 부정적이지 않아”, 노동계와 극명한 차이 박홍배 의원, “후보자 지명은 윤석열 정부 들어 추락하고 있는 한국의 노동인권 현실에 떨어진 또 하나의 폭탄, 정상적인 판단 가능한 인물인지 의문”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2024년 08월 26일(월) 15:01

[유한태 기자] 노동계 다수가 최근 지명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국회의원(비례대표,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는 의원실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 노동 분야 전공 교수 등 전문가에게 온라인 설문조사 양식을 배포하여 진행했다. 조사 기간은 8월 12일부터 21일까지였으며, 총 686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이 2022년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기반하여 우리나라 전체 임금 노동자 2,172만 4천명을 모집단으로 설정하였으며, 신뢰수준 95% 기준에서 유의미한 표본 크기가 384명 이상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표본의 대표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0%에 가까운 548명이 ‘매우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90.7%가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문수 후보자는 같은 질문에 ‘부족한 점이 많으나,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소외된 노동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후보자에게 묻고 싶은 질문으로 ‘자신이 고용노동부 장관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냐?’, ‘사퇴하실 생각은 없냐’, ‘노동자들의 권익엔 신경도 안쓰면서 보수 유튜버로 수익을 창출하시던 분께서 과연 노동자들을 위해 무엇을 하실 수 있을까?’ 라는 의견을 내놓으며 후보자의 장관직 수행에 심히 우려를 표했다.

김문수 후보자가 직전 역임했던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의 평가를 요청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77%에 해당하는 525명이 ‘매우 부족했다’, 14%인 93명이 ‘부족했다’라고 답했다. ‘잘했다’ 등 긍정 평가를 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2% 수준에 그쳐 김 후보자가 경사노위원장 직을 잘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후보자는 ‘경사노위원장 재직 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계의 부정적 평가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김 후보자가 최근 노동계에 보인 태도를 평가해달라는 물음엔 ‘매우 부정적이었다’와 ‘부정적이었다’라고 한 응답자가 각각 501명(73%)과 116명(17%)이었으며, 긍정적인 편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4%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응답자의 90%인 617명이 후보자가 노동계에 보인 태도를 부정적이라고 답한 데 비해, 김 후보자는 ‘항상 노동계와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해왔고 노동계도 본인과의 소통에 부정적이지 않았다.’며 정반대인 태도를 보여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가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에서 '중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494명(72%)이 ‘(중재력이)매우 부족하다’, 120명(18%)이 ‘부족하다’라고 답했다. 후보자의 갈등 중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이는 김 후보자가 경사노위원장 당시 노사정 합의를 잘 이끌어가지 못했고, 계속해서 노동계를 적대시하는 발언을 해왔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반면, 김 후보자는 본인의 갈등 중재 능력 평가에 대해 ‘노사정은 삼위일체로, 일부 갈등은 있을 수 있으나 근본적인 이익은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갈등 중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만약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이 된다면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는 '노란봉투법' 입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을 꼽은 응답자가 33.4%로 가장 많았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용자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지난 제21대 국회에 이어 제22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었지만, 대통령이 재차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노란봉투법 다음으로는 주4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 및 일‧가정 양립 지원으로 저출생 극복 30.7%, 노동약자보호법과 일하는 사람 권리보호법 제정 14.8% 순이었다. '기타' 의견으로 김 후보자 사퇴가 해결할 현안이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장관으로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을 응답자의 1%도 답하지 않은 ‘미조직 노동자 지원 확대’라고 답하며, 노동 현장의 요구와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자가 노동부장관으로서 이루어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노동자 권리 증진이 49.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회적 대화의 활성화 20.7%, 노동 정책의 투명성 강화 17.8% 순이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에서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적 대화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하지만, 사회적 대화 기구를 대표하는 경사노위원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박홍배 의원은 “후보자의 고용노동부 장관 지명 자체가 윤석열 정부 들어 추락하고 있는 한국의 노동인권 현실에 떨어진 또 하나의 폭탄과도 같다”라고 평가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노동조합 탄압과 노동자의 사망 사건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김 후보자의 행적이 그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물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노동계 관계자 대부분이 김 후보자가 노동부의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노동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권리 보호에 대한 의지가 없는 사람이 장관이 된다면 노사정 관계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것이 자명하므로, 김 후보자는 노동자와 국민을 위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