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야 “박수는 세계 소통의 매개” …우리음악 알린 10년 [인터뷰]

문화
고래야 “박수는 세계 소통의 매개” …우리음악 알린 10년 [인터뷰]
정규 4집 '박수무곡' 발매…31일~8월1일 CJ아지트 광흥창서 콘서트
  • 입력 : 2020. 07.31(금) 17:53
  • 김부삼 기자
▲고래야. (사진 = 플랑크톤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의 솔로곡 '대취타'·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 온다' 등 최근 대중문화계에 국악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고래야'는 10년 전부터 이 접목을 시도해온 밴드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세계의 다양한 민속음악, 대중음악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여 왔다. 전통음악이 기반이지만 무궁무진한 변주가 가능해 늘 새로웠던 이유다.
최근 발매한 정규 4집 '박수무곡(拍手舞哭)'이 증명한다. 퉁소, 거문고, 장구와 꽹과리가 만들어내는 울림이 깊고 유연하며 전체 트랙을 관통하는 일렉기타와 박수소리, 다채로운 타악기들은 사이키델릭한 밴드 사운드를 완성한다.
최근 연남동 연습실에서 만난 고래야 리더이자 수록곡의 대부분을 작사 작곡한 퍼커션 연주자 경이는 "10년을 해왔는데, 멋지게 등장한 신선한 팀들과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실 한국 장단에서 출발해 보편적인 팝의 리듬으로 확장되는 고래야의 음악은 여전히 신선하다.
이번 앨범 타이틀로 내세운 '박수무곡'은 말 그대로 박수와 춤을 위한 음악을 가리킨다. 특히 1번 트랙 '박수소리'는 한국의 전통 타악기 '박'이 전면에서 리듬을 이끌어가며 음반의 주제를 제시하는 곡이다. 묵직한 박 소리가 이내 거대한 박수소리와 합쳐진다. 박수소리는 수록곡 전체를 엮는 실 같은 역할로 음반 곳곳에 효과적으로 배치돼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팀으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른 나라의 팀들이 어떻게 객석과 소통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본 뒤 영감을 얻은 앨범이다.
경이는 "사실 대중에 익숙한 서양 음악은 4분의 3박자 또는 4분의 4박자"라며 "그런데 세계 각지의 월드뮤직 팀이 각 지역색의 리듬을 활용한 신선한 음악들로 낯선 관객들과 소통하는데, 어렵지 않게 다가가 함께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신기했다. 그럴 때 박수가 보편적으로 매개가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관객들이 치는 박수가 앙상블이 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걸 진지하게 음악에 적용하면서 이번 앨범의 방향성의 정해졌다. 장단과 박수로 뼈대를 만들고 멜로디를 덧붙였다.
어감 자체에서 박수를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전통악기 박(拍)이 모티브가 된 것은 당연했다. 여러 개의 나뭇조각을 부챗살처럼 폈다, 순간적으로 '딱' 소리를 내며 접어 올리는 이 악기의 사운드는 박수와 비슷하다. 박은 지휘자처럼 리듬을 이끄는데, 고래야는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2010년 데뷔한 고래야는 6개대륙 34개국 51개 도시에서 공연을 선보인 관록의 밴드다. 2016년 정규 3집 '서울포크'를 발표한 이후 긴 호흡을 가다듬으며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쇼케이스를 통해 올해 2월 인도 수르자한 월드 피스뮤직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았다. 콜카타, 고아, 자이푸르에서 공연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공연 라디오 방송국 NPR의 '티니 데스크 콘서트'(앳 홈) 시리즈에 출연하기도 했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방송국 사무실에서 연주하는 콘셉트의 공연 영상 프로그램이다. 콜드플레이, 아델,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출연했고 지금까지 한국인으로는 2017년 '씽씽' 출연이 유일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무실 촬영은 중단됐다. 대신 뮤지션이 각자의 스튜디오와 집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제공하는 '앳 홈'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메인 프로듀서 밥 보일렌이 직접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소개한다. 고래야도 그가 뽑았다. 고래야는 이번 영상에서 '날이 새도록', '왔단다', '잘자라' 3곡을 연주해 세계적 관심을 끌어냈다.
10년 동안 멤버 변화가 종종 있었지만 팀은 흔들림 없이 이어졌다. 기존 경이·전통 타악기 연주자 김초롱·전통 관악기 연주자 김동근에 지난 2017년 보컬 함보영이 오디션을 통해 새롭게 합류했다. 객원 멤버로 활동하던 거문고 연주자 나선진이 작년 2월 팀에 본격 합류했고, 같은 해 9월 기타리스트 고재현이 영입됐다. 현재 6인조로 활약 중이다.
나선진은 자신이 중학생이던 지난 2012년 KBS 2TV 밴드 경연 프로그램 '탑밴드' 시즌 2에서 고래야를 처음봤다. 팀으로 활동하고 싶었던 나선진은 고래야를 동경해왔다고 한다.
처음 거문고로 밴드와 합을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거문고의 새로운 가능성을 매번 확인할 수 있어 즐겁다. "거문고가 합주 때 튀는 면이 있고, 국악관현악에서도 없어지는 추세인데 고래야를 통해 새로움을 발견하고 있다"는 얘기다.
'로큰롤 인생'을 펼쳐오던 고재현은 국악기와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는 기타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고래야 음악은 창작곡이 대부분이다. 정형화된 형식이 아니고, 합주를 통해 만들어나가는 부분이 커서 팀 활종 자체가 재미가 있다"고 만족해했다.
경이는 "한 밴드가 꾸준히 해오면서, 새로운 멤버들 함께 하자고 했을 때 망설이는 것도 많을 것 같다"며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하게 돼 기쁘고 고맙다"고 했다.
고래야와 함께 20~30대를 보낸 김초롱은 "국악계에서 공연 활동과 함께 앨범을 꾸준히 내는 팀은 드물어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새 앨범을 낸 것이 새출발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1년에 적어도 2개월은 해외에서 공연을 해온 고래야는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팀 중 하나다.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아프리카 등의 공연이 취소됐다.
그래서 31일과 8월1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자 정규 4집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를 여는 것이 귀하다. 요즘 국악계에 핫한 코리안 집시 '상자루'도 게스트로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함성을 지르지 못하는 대신 박수가 코러스를 하는 명장면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로그램북을 박수 치듯 소리를 내는 응원용 막대처럼 만드는 아이디어도 냈다.
경이는 "코로나19 시대에도 무게 중심을 잡고 음악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연은 비대면 등을 하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음악은 따로 있지 않다고 여긴다"며 "물론 유통 방법에는 변화가 생기겠지만 4집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린 것처럼 우리 음악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름 코로나19 시대를 현명하게 대처해나가고 싶어요."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