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은 서울시의회의 세비 인상과 관련해 7일 "염치가 있으면 지금 당장 인상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 1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민생위기 국면에서 세비 인상이 지금 반드시 필요한지, 충분한 공감대를 갖추었는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15일 본회의 첫 안건으로 '서울특별시의회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첫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조례에는 시의원의 월정수당을 2.8% 인상하는 안이 담겼다.
권 의원은 "2021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5% 인상됐다. 올해 공무원 임금상승률은 0.9%에 불과했다. '시민들의 말에 더욱 귀 기울이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의회로 발돋움하겠다'는 10대 서울시의회의 다짐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민생위기에 자영업자들은 폐업의 문턱에서 절규하고 있다. 국가의 지원은 멀고 영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은 가깝다. 서울시가 쓸 수 있는 예산을 한푼이라도 쥐어짜 민생을 살려도 모자랄 판에 무슨 염치로 2.8% 인상을 통과시켰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가 세비 인상에 대해 '심의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으로 측정했다'고 답한 것과 관련해서는 "형식적인 절차"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시의회는 재적인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국회만이 아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민주당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압도적 권력을 가졌다. 하지만 권력과 함께 가져야 할 책임은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여간 시의회 세비 철회 주민청원에 250여명의 서울시민이 참여했다. 지금이라도 시의회는 통과된 조례안에 대해 사과하고 세비인상을 무효로 하는 조례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의회는 권수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지난 12년간 4차례 인상하는 데 그쳤다고 반박했다. 또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의정비 지급기준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시의회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서울시에서는 의회나 지방자치단체 집행부의 의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의정비를 결정하고자 2018년 11월 교육계·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의정비 지급기준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의위원회는 제10대 의원 1~2차년도(2019년, 2020년) 월정수당은 전년도 공무원보수 인상률의 50%를 합산한 금액을 지급하고, 3~4차년도(2021년, 2022년) 월정수당은 전년도 공무원보수 인상률을 합산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공무원보수 인상률이 2020년 2.8%, 2021년 0.9%였던 점을 고려할 때 내년도 2022년 서울시의원 월정수당은 올해 공무원보수 인상률 0.9%가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시의회는 "지난 2010년 이후 공무원보수 인상률과 비교해 보면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월정수당 인상을 최대한 억제했다. 공무원 보수가 지난 12년간 0.9~5.1% 인상되는 동안 의원 월정수당은 여섯 차례의 동결과 네 차례 1.5% 미만 인상되는 데 그쳤다. 공무원보수 인상률 대비 높게 책정된 사례도 2013년과 2021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월정수당을 인상하게 돼 자영업자와 서울시민들께 송구하다. 시의회는 빠른 시일 내에 완전한 방역을 이루고 서울시민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의 기적을 만들어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