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반대에도 4차지원금 논란…당정갈등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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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반대에도 4차지원금 논란…당정갈등 재연되나
예비비 털어 3차 재난지원금…국채 조달로 추경 불가피
홍남기 "또 주려면 모두 적자국채 충당해야"…반대 입장
與, 1차 때 부총리 해임건의까지…당정 갈등 불거질 수도
  • 입력 : 2021. 01.13(수) 07:24
  • 김부삼 기자
▲소상공인 버팀목자금(3차 재난지원금) 신청 첫날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직원들이 온라인 접수가 어려운 시민들의 신청을 돕고 있다. 신청은 온라인으로 가능하나 온라인 신청 접수가 어려운 경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센터에서 직원이 신청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접수를 대신 해주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정치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곳간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여당은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추진 당시 선별지급을 고집하는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까지 거론한 바 있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 지급 방식을 강행할 경우 당정 간 갈등이 또 한 번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논의의 향방이 주목된다.
지난 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 진작 필요가 생기면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내비치며 4차 재난지원금 관련 화두를 던졌다.
며칠 지나지 않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서는 규모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며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기도 전에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거론했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 지급이냐, 취약계층을 위한 선별 지급이냐를 두고 논쟁에 불이 붙었다.
문제는 4차 재난지원금 관련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는 정치권과는 달리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재정당국에서는 냉랭한 반응으로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급 방식을 떠나 3차 재난지원금 집행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특히 기재부 입장에서는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한다면 결국 기존 예산 사업들을 일부 조정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 경우 한국판 뉴딜 등 정부 역점 사업이나 경기 반등을 위해 내놨던 소비 진작책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정부로선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재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1월호를 보면, 4차 추경 집행 등에 따라 작년 11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826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3조4000억원 증가했다. 2019년 말(699조원) 기준으로는 127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이에 반해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국세수입은 쪼그라들어 누계 통합재정수지(수입-지출)는 63조3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여기서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98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1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가 956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역시 47.3%로 작년 본예산 대비 7.5%포인트(p)나 상승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본예산 기준인 만큼,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할 경우 숫자는 달라진다.
특히 전 국민 지급 방식으로 4차 재난지원금이 짜인다고 가정하면 재원 조달을 위한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보편지급 방식으로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 규모(국고 12조2000억원)로 비춰볼 때 수조원대 국채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앞서 3차 재난지원금 마련을 위해 올해 예비비를 상당 부분 털어 썼다. 남은 잔액 3조8000억원을 모두 가져다 쓰기도 힘든 상황이다.
3차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구도 커지고 있지만 그 방식은 보편지급이 아닌 선별지급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재정 투입 규모 대비 효과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투입된 예산 대비 약 26.2~36.1%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소비 진작 차원에서만 본다면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연구를 수행한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전 국민 지급에 따른 피해업종의 매출 증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 또 그와 같은 소비 진작 정책은 방역 정책과 상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피해 소상공인이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실직자 등 피해를 입은 계층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역시 지난 1차 지급 때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 지급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KBS 방송에 출연해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려면 모두 적자국채에서 충당해야 하는데 이게 국가신용등급,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미래세대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급이 불가피하다면 선별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4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본격화한다면 당정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놓고 홍 부총리가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는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며 해임까지 거론한 바 있다. 홍 부총리가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며 일단락됐던 만큼 이번에도 언제까지 소신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급기야 이 같은 정부와 여당의 불협화음에 국민의힘은 "볼썽사납다"는 지적과 함께 당정 갈등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과 경제적 피해가 한계상황에 이른 이 시점에 여당 따로 정부 따로 발언은 우려스럽다"며 "홍남기 부총리의 또 한 번의 브레이크는 1차 지원금 때의 데자뷰를 보게 한다. 국가재난의 시기에 국민 앞에서 벌이는 정권 내 볼썽사나운 갈등은 다시 재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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