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허윤기자] 고양시의회와 통합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노조)이 갑·을 논쟁 끝에 결국은 억지로 ‘상’을 주고받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시의회와 공노조 등에 따르면 공노조는 최근 시의회 의장실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의정활동을 성실히 수행해 온 시의원들을 선정해 ‘베스트 시의원 상’을 시상 했다.

공노조는 이에 대한 명분으로 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7가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4명의 시의원을 선정해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열정상에 더불어민주당 김해련, 기획상 국민의힘 이홍규·더불어민주당 정봉식, 품격상은 더불어민주당 윤용석 시의원 등에게 수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공노조의 시상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피 감사기관 구성원들인 공노조가 감사기관인 시의회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것은 이치를 벗어난 행위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상’을 주고받는 과정도 우스갯거리가 되고 있다. 공노조는 ‘상’을 수여하겠다는 뜻을 시의회에 전달하고 시상식장으로는 본회의장을 선택했다.

이에 이길용 의장이 의원총회를 소집해 시의원들에게 찬·반을 물었으나 시의원들이 본회의장 사용은 물론 ‘상’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며 수상을 거부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피감기관의 상은 공무원들의 업무를 감시해야할 시의회 직분에서 부적절한데다 고유 업무인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이 때문에 상을 주겠다는 공노조와 상을 받지 않겠다는 시의회가 마찰을 빚으며 한때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 시의장과 공노조는 의장실에서 ‘상’을 시상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사정이 이러자 공노조도 시의회 내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이 시의장이 의총까지 열고 찬·반으로 결정된 사안을 뒤엎고 또 다시 독선적으로 의회를 운영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노조도 ‘자성’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018년 4월 공무원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설립한 공노조가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외연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는 전임 위원장과 임원들이 횡령·배임 사건에 휘말리며 내분을 빚어 조합원들에게 실망감을 준 상황에서 또 다시 비슷한 행태를 보이면 조합원 이탈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 공노조 설립이후 1750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전임위원장과의 내분이 일면서 탈퇴한 이후 이름을 바꿔 달았으나 800명만이 재가입한 상황이다.

당초 시상 전 공노조 관계자는 “두 달 전에 본회의장에서 수여하기로 했으나 ‘을이 갑에게 주는 상은 받을 수 없다’고 모든 시의원들이 반대한다는 말을 들었다”며“시민이자 공무원들이 직접 접촉한 우리들이 평가하는데 갑·을을 따지는 시의원들이 이 정도 역량밖에 안 된다는 것은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상 이후에는 보도 자료를 통해 “시의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공무원이면서 시민인 공무원들이 직접 선출한 뜻 깊은 상으로서 수상 트로피를 흉상으로 제작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시의원은 “공무원도 시민이라는 말은 시민을 앞세우는 호도하는 어불성설로 이런 식으로 피감기관이 상을 주는 것은 시의원들에게 재갈을 물릴 의도로 보일 수 있다”며“시의장도 의총의 결정을 어기고 강행한 것은 독선적 행위이고, 상을 받지 말자했는데도 상을 받고 자랑스럽게 SNS 등에 올린 의원들도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