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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팎에선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출마로 선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지만 오히려 이를 지렛대로 삼아 정국 반전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해 4월 성추행 파문을 일으키며 갑작스레 사퇴한 가운데 '오거돈 공백'을 메우던 변 전 권한대행마저 민주당에 입당해 경선에 뛰어들기로 하자, 부산시는 다시 9개월 만에 시장 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변 전 권한대행은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사업 추진의 연속성 등을 들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부산시정의 키를 초보 운전자에게 맡길 수 없다"며 28일 부산시장 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변 전 권한대행이 합류함에 따라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 경선은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박인영 부산시의원 등 3파전 대진표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당헌당규를 개정한 민주당의 '무공천 뒤집기'에 이어 시장 권한대행마저 중도하차해 경선에 뛰어든 건 무책임한 처사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사실상 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있는 집권여당이 부산시정 공백에 따른 파행을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정의당이 당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자 정치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무공천하기로 결단을 낸 것과 비교하기도 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민주당 대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이제 선거 때가 되니까 선거 악재를 털어낸다는 전략적인 발상에서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급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정의당에서 보선 무공천을 검토 중인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민주당이 사과의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지금이라도 보선 무공천을 선언하고 피해자와 국민에게 석고대죄할 일"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정국에 들어간 시점에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5개월간 논의 끝에 이른바 '권력형 성범죄 은폐 방지법'을 내놓으면서 여당을 압박했다. 지자체장이 성범죄 가해자일 경우, 제재·감독할 상급기관이 없어 사건 은폐를 막는데 초점을 둔 이 법안을 국민의힘은 일명 '박원순·오거돈 방지법'으로 명명했다.
일각에선 변 전 권한대행의 출마를 놓고 당선 목적 대신 야권에 비해 침체된 경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초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진 않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반면 민주당은 김영춘 후보의 독주체제가 계속 되면서 경선 주목도가 국민의힘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가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내걸고 측면 지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변성완 전 권한대행이 현실적으로 당선 확률이 높지 않은데도 출마를 결심한 건 사실상 민주당의 유력주자인 김영춘 후보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선 흥행을 위해 인위적으로 대결 구도를 만들려고 부산 시정 공백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 집권당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부산의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오거돈 전 시장이 사퇴할 무렵에도 변성완 부시장이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코로나를 수습해야 하는 시기에 모양새가 이상해지니깐 주춤하다가 경선 일정을 고려해 그만둔 것 같다. 우리 당 후보가 출마할 땐 코로나를 문제 삼아 비판했으면서 결국 본인도 코로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출마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전임 시장에 이어 권한대행까지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시정 공백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야당이지만 부산시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시정 차질을 빚지 않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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