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9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종로구 외교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 우리 외교가 처한 상황은 어렵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외교의 근간인 한미 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유럽연합(EU) 등 우리의 핵심 파트너들과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잇는 '교량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상생 협력을 추동하는 중견국 외교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보건 협력과 세계 경제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 민주주의와 인권,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 장관은 강경화 전 장관이 추진해온 외교부 혁신 과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아울러 직원들을 향해선 사명 의식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난 3년 반 동안 외교부를 이끌어온 강경화 장관께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서, 첫 여성 외교부장관으로서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롭게 대처해 왔다"며 "강 장관이 시작한 외교부 혁신 과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정 장관은 외교관의 마음가짐과 관련해 "냉전의 한 가운데서 우리 외교를 진두지휘하고, 한미 동맹의 초석을 설계한 고(故) 박동진 장관은 '외교관은 총 없는 전사'라는 말을 자주했다"며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위하는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자질로 전쟁에 뛰어든 전사에 버금가는 사명 의식을 강조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배들은 국익을 치열하게 다투는 외교 현장에서 한시도 긴장의 끝을 놓지 않으며 한국 외교의 기반을 한층, 한층 쌓아왔다"며 "그 결과가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현재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4년 연속 수출 1조원을 달성한 세계 7위의 수출 강국이 됐으며, 191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신남방, 신북방 정책을 통해 외연은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G7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정세를 논의하는 국제사회의 선도국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에는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연대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세계는 대한민국의 성장에 경이와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에게 기대하는 책임과 역할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외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온전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우리 외교의 진정한 가치"라고 말했다.
끝으로 정 장관은 "나라 안팎에서 외교부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다"며 "책임감을 갖고 우리 외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취임식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최종건 제1차관과 최종문 2차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등 간부들과 23명 외교부 직원들만 참석했다. 나머지 직원들은 내부 통신망을 통해 취임식을 시청했다.
앞서 정 장관은 이날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정 장관은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에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켜 이 땅에 다시는 참혹한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