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여 이낙연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갈등 파장을 주시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갈등 상황이 그대로 노출된 데 대한 쓴소리와 기강 단속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야권에서 레임덕을 부추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 사의 표명 사태와 관련해 최고위에서 이야기가 있었냐는 취지의 질문에 "다수가 모인 자리에서 인사 관련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소수의 고위급 소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의 사의 표명을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18일 출근했다가 이틀간 휴가를 냈다. 검찰 인사 관련해 박 장관과 갈등을 빚다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신 수석의 거취는 오는 22일께 결정될 전망이다.
여권 내에서는 정권 말기에 이같은 갈등 상황이 외부로 노출되는 데 대한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장관과 민정수석 간 갈등이 여과 없이 언론에 공개되는 일이 벌어졌다"라며 "어떤 사안을 갖고 정부 내부에서 이견으로 갈등이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해도 이 갈등이 관리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언론에 버젓이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정권이 마지막 연차에 들어섰을 때 공직사회 기강이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다"라며 "이런 일 없게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는 여전하고 안보·경제·사회는 커다란 전환기를 맞고 있다"라며 "공직기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특단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야권에서 정권의 레임덕을 부추기려는 정치적 공세의 소재로 삼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신 수석과 박 장관,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 "무슨 '조국라인이다', '패싱을 당했다'고 극단적으로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고, 이를 통해서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을 부추기는 극단적인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 과정에서 어떤 조율을 거쳤고 어떤 이견이 있었든, (의견이) 반영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있었지만 이것이 국정을 운영하는 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추(미애)-윤(석열)갈등'에 이어 '박(범계)-윤(석열)갈등'을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박범계표 인사는 청와대 민정과 협의를 해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인사"라며 "추-윤 갈등에 이어 박-윤 갈등이 계속되길 바라는 게 아니라면 더는 문제될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인 나경원 전 의원이 '문재인 정권 민정수석은 여전히 조국이냐'고 발언한 데 대해 "정부 인사에서 불협화음이 있는 부분을 극단적으로 부각해 정치적으로 이간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 레임덕을 부추긴다든가 조국 전 수석을 끌어들여서 투표를 하겠다는 건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