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왼쪽),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가 21일 당심을 놓고 격돌했다. 이날 오후 성수동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4·7재보선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서다.
박 후보는 '21분 콤팩트 도시'를 통해 서울시를 글로벌 경제수도로 발전시키겠다고 자신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만든 '쥐어짜는 백신 주사기'를 성과로 선전하며 공약을 실현할 행정력을 부각했다.
우 후보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가진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서민'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걸었다. 추격자의 입장인 그는 박 후보의 공약을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세빛둥둥섬'에 비교하는 등 각을 세웠다.
비전발표는 박 후보가 먼저 했다. 박 후보는 "'21분 도시'로 도시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강남·강북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집값, 상가 임대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구독경제를 통해 소상공인 매출도 보장할 수 있다. 어르신과 장애인은 원스톱 헬스케어 돌봄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평당 1000만원 반값 아파트 토지 임대부 주택 분양 방식으로 무주택자에게 우선 분양하겠다"라고 했다.
박 후보는 중기부 장관 시절 만들어진 '쥐어짜는 백신 주사기' 성과 홍보에도 주력했다. 중소기업 대표를 설득하고, 대기업의 협력을 받아 '바이든이 찾는 주사기', '일본에서 7500만개 주문이 들어온 주사기'를 만든 행정력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중기부 장관 시절 했던 정책을 "K-행정력"이라고 자평하며 "21분 도시 서울에 21개의 그린다핵도시를 만들고, 인구 50만 규모의 경제 규모를 가진 그린다핵도시의 특성을 살려 약진하면 G7(주요7개국) 디지털 경제수도, 글로벌 서울이 될 거다. 세계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 후보는 비전발표에서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박 후보의 공약에는 "민주당답지 않은 공약"이라고 날을 세웠다.
우 후보는 박 후보가 '21분 도시' 구상의 일환으로 제시한 '수직정원도시' 공약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수직정원도시, 보기에 좋다. 나무 5000그루 심고, 도로 지하화해서 그 위에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한다. 서울 전역에 21개 세우겠다고 한다"라며 "저는 오세훈 전 시장의 랜드마크 '세빛둥둥섬'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공약에는 절절한 서민의 애환이 담겨있지 않다. 이 공약에는 좌절하는 청년들을 위한 희망이 담겨 있지 않다. 민주당답지 않은 공약이다"라고 직격했다. 나아가 "이 공약은 본선에서 이기기 어렵지 않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라며 "그래서 이 공약의 철회를 요청드렸다. 화려해 보이지 않아도 민주당다운 공약으로 출발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우 후보는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시가 직접 지어서 공급하는 게 답이다. 그렇게 16만호의 공공주택, 공공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 공약으로는 "금융·문화산업 키워서 10만개 일자리 만들겠다. 홍콩의 금융기관을 서울로 유치, 여의도 금융특구를 만들어 좋은 일자리 만들겠다"고 했다.
우 후보는 "김대중처럼, 노무현처럼 당당하게 민주당답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라며 "불의에 맞서 싸웠던 용기, 원칙을 지켰던 소신, 서민을 돌보고 배려하는 치열함, 이 민주당다움만 간직한다면 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선거에서 패하면 이분(문재인 대통령)이 흔들린다. 그래서 이 싸움에서 결코 져서는 안 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킵시다. 민주당을 지킵시다. 서민의 삶을 지킵시다. 우상호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