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인들의 도전으로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무엇보다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여성, 정치를 하다'가 출간됐다.
다양한 배경과 이력을 가진 세계의 여성 정치인 21명의 삶을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의 여성들은 기존의 정치에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정치의 주체로 나섰다.
직업 정치인이 전무하던 시절 영국의 총리가 돼 '대처리즘'이란 용어를 남길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온 마거릿 대처, 미국 건국 이래 최초의 여성 국무부 장관으로서 끊임없이 '자질'에 대해 공격을 받았지만 북미관계를 지혜롭게 풀어낸 외교로 이름을 남긴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의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또 작가가 이야기하는 정치는 정당에 속한 직업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평생 지지해 온 스웨덴의 사회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잘못된 판단과 정책을 시행하자 망설이지 않고 비판하는 풍자 소설을 발표해 반향을 일으킨 세계적인 어린이문학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11살의 나이에 여성이 등교하지 못하도록 교육권을 침해하는 탈레반을 비판했던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도 있다.
작가는 책에서 "나는 여성 정치인들의 성취와 좌절을 평가하기 위해 이 책을 쓰지 않았다. 나는 왜 한 여성이 패배할 것을 알면서도 정치에 뛰어들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2018년 인사에서 고위직 여성 비율이 69%에 달해 특정 성별이 60%를 넘으면 안 된다는 '성평준화 규정'을 위반했다며 9만 유로(약 1억200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현재는 해당 규정이 폐쇄된 상태이다. 당시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기쁜 마음'으로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 중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사례를 제시하며 "세계 곳곳으로 이 물결이 퍼져 나가길 바란다.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한 여성들의 행진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장영은 지음, 252쪽, 민음사,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