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송영길 신임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뽑은데 이어 숨돌릴 새 없이 대권레이스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두자릿수대 지지율로 독주하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후발주자들이 속속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추격에 나설 예정이어서 '5말6초'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여야 선두권 다툼을 벌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입장이다. 현직 광역단체장인 만큼 도정에 전념하고 오는 6월 하순 예비경선 직전에야 공식 출마선언을 한다는 계획이다.
재보선 참패 후 전국을 순회하며 '조용한' 경청행보를 이어갔던 이낙연 전 대표는 6월 초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낙연표 신(新)복지제도인 '국민생활기준 2030' 소득·주거·돌봄·의료·문화·환경·교육·노동 등 8개 정책과제도 가다듬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5월 중순 이후 공식 출마 선언을 고려하고 있다. 여의도 인근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도 총리실 시절 측근 비서진들이 합류하며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노무현의 남자' 이광재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인 오는 23일 전 출마선언을 검토하고 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뉴시스에 "봉하마을로 내려가기 전에 출마선언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원외 잠룡들도 주변의 의견을 청취하며 대권 도전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장파인 박용진 의원은 일찌감치 오는 9일 국회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한다고 밝힌 상태다.
주자별 세력화도 본격화된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가까운 의원들을 중심으로한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과 이해찬계 5선 중진인 조정식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평화광장' 모임이 각각 발족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8일 지지 모임인 '신복지2030 광주 포럼'을 출범시킨다.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도 공식화한다. 정세균 전 총리측은 SK계가 주도하는 '광화문포럼'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가동해왔다.
아울러 당분간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대선주자 간 유불리를 따지는 복잡한 셈법이 이어질 전망이다.
계파색이 옅은 송 대표가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친문 핵심 홍영표 후보와는 0.59%포인트차에 불과해 4·7 재보선 참패에도 '친문 파워'의 건재함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친문에 쏠린 당심(黨心)을 확인한 이상 제3후보론도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대권주자들은 당심과 민심 사이에서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하는 숙제도 받았다.
대선경선 연기론은 대선주자들이 촉각을 기울일 최대 화두다. 당헌당규상 대선 180일전 후보 선출 규정에 따라 오는 9월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게 원칙이나, 당내에선 경선을 연기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맞수인 국민의힘이 120일 전 후보를 확정하는 상황에서 여당 후보만 60일 먼저 내보내 집중공격을 맞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 명분이나, 이재명계에선 경선 연기론과 제3후보 부상이 맞물린 것으로 보고 반대하고 있다.
현행 규정상 6월부터 대선 예비경선에 들어가야 하는 타임라인 상 민주당 지도부로선 조속한 시일 내 경선 연기론에 대한 교통정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후보시절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편 바 있다.
계파별 지도부 입성 성적도 관심거리다. 최고위원의 경우 김용민(17.73%), 강병원(17.28%), 김영배(13.46%) 의원과 이낙연계 전혜숙(12.32%) 의원 등 5명 중 4명을 친문이 싹쓸이했다. 친문 일색인 가운데 이재명 지사와 가까운 백혜련(17.21%) 의원은 3위를 차지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