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허윤 기자] 고양시 도시계획부서의 이상한 일처리로 한 시민이 2년여의 시간을 낭비하고 재산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말썽이다.
5일 시와 A씨 등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5월 말께 덕양구 화전동 소재 70년 된 한 주택을 구입해 도시계획정책관에 이의신청을 내고 답변을 요청했다.
A씨가 도시계획부서에 이의신청을 낸 것은 구입한 토지와 주택가운데로 보차혼용통로가 지정돼 이를 폐지해 달라는 취지다.
보차혼용통로는 법적으로 ‘보행 및 차량의 통행을 위해 일반에게 24시간 개방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지 내에 조성하도록 지정된 통로’라고 정의돼 있고 여건에 따라 시가 폐지할 수 있다.
이에 A씨는 재건축시 나눠진 지번을 하나로 합병해 건물을 지을 계획 속에 통로 폐지를 요청하는 이의신청을 했다.
A씨는 이의신청에서 보차혼용통로 지정이후 가옥을 중심으로 양측에 6차선과 2차선도로가 개설돼 있는 만큼 두 지번 사이에 지정한 통로의 개설취지가 소멸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시 도시계획부서도 소멸사유가 합당하다는데 구두로 공감했으며 2019년 6월3일에는 ‘현재 진행 중인 59개 GB해제취락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용역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다 2019년 7월 도시계획정책관에 새롭게 B과장(4급)이 부임했고 A씨는 B과장에게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신속한 행정 처리를 요청했다.
A씨는 B과장도 전임과장처럼 긍정적인 처리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재건축을 서두르기 위해 2019년 10월초 주택을 철거하고 멸실 처리했다.
하지만 시 도시계획부서는 A씨의 바람과는 달리 처리할 뜻만 전할뿐 계속 미적거리며 시간만 끌었다.
A씨는 도시계획부서가 말과는 달리 행정처리가 되지 않자 지속적으로 부서를 방문해 처리를 종용했지만 더 이상 진척이 없었다.
그러면서 부서는 그동안에는 언급하지도 않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옆 토지주의 보차혼용통로 폐지동의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폐지의지가 없나’라는 의심을 품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A씨는 아쉬운 마음에 옆 토지 주를 설득해 연명동의서를 만들고 함께 시에 방문했는데 부서담당자가 옆 토지 주에게 ‘동의해 잘못하면 맹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해 겁을 먹은 토지 주가 철회하면서 제출조차 못하게 됐다.
A씨는 시의 담당자가 옆 토지 주의 토지가 전혀 맹지가 될 우려가 없는데도 옆 토지 주가 겁을 먹게 만들어 결국 동의서 제출을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자 A씨는 이의신청을 제출한지 13개월만인 지난해 6월초 '시에 수차례 방문하고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으나 담당직원의 처리지연으로 전 재산을 투자한 상태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공무원이 직무에서 시민에게 의무 없는 행위를 강요해서도 안 되고 권리행사를 방해해서도 안 된다. 처리가능여부를 더 이상 지연 말라’면서 답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때서야 시 도시계획부서는 ‘사인 간 분쟁방지를 위해 이해관계인의 동의서 첨부는 필요하다’며‘보차혼용통로 폐지 시 당초 계획 취지인 이면부 통행기능이 상실됨에 따라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폐지가 어렵다’고 통보했다.
A씨는 “처음에는 부서에서 폐지에 문제없다고 해서 십 수억 원을 주고 주택을 매입하고 철거했는데 질질 끌어서 애를 태웠다”며“이후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폐지된 많은 사례를 제시했는데도 변화가 없다가 결국 못한다고 하면서 우롱했고 형평성에도 어긋난 직무유기에 직권남용을 하면서 시민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도시계획부서 관계자는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재정비용역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도시계획측면에서도 존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