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허윤 기자] 고양시 도시계획부서와 용역회사의 석연치 않은 말 바꾸기와 뒤늦은 행정처리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6일 시와 민원인 A씨에 따르면 A씨는 시에 2019년 5월 말 자신이 십 수억 원을 들여 매입한 덕양구 화전동 소재 토지와 주택 가운데 지정된 보차혼용통로를 폐지해달라고 이의신청을 냈다.
시 도시계획정책관(이하 부서)은 A씨의 신청에 가능한 것처럼 검토했다가 3개월의 처리기간을 훨씬 넘긴 1년이 넘게 시간만 끌더니 관련 재정비용역에서의 ‘존치적절’ 의견을 수용해 ‘불가’처리했다.(수도권일보 2021.5.6 자 된다했다 안된다 . 고양시 지지부진 이상한 일처리로 시민만골탕 ,보도참조)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는 부분이 제기됐다. 처음 부서의 긍정적 검토라는 말과는 달리 시간만 끌며 행정처리가 되지 않자 A씨가 해당부서에 문서를 통해 지연이유나 처리여부에 대해 따져 묻고 시가 공문으로 답변을 내는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부서는 A씨로부터 행정 처리에 대한 독촉이 이어지자 지난해 5월19일자 공문을 통해 덕양구청 안전건설과와 건축과 등에 보차혼용통로에 대한 변경(폐지)검토의견을 물었다. 이때 용역중인 회사의 제안이 담긴 변경 안을 함께 보냈다.
또 ‘기한 내 의견회신이 없을 경우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 한다’는 문항까지 단서로 달았다. 그러나 구청은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이다.
통상적인 행정 처리라면 주무부서가 민원에 대해 먼저 법적 타당성이나 수용여부를 검토해 문제가 있으면 반려하지만 문제가 없을 경우 협의부서에 문서를 돌려 부정적인 의견이 없으면 승인해주는 것이 관례다.
사정이 이런대도 해당부서는 협의부서가 의견을 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권한이 없는 용역회사에서의 ‘존치의견’을 반영해 뒤늦게 불가 처리했다. 통상적인 업무처리와는 다른 행위다.
더구나 이 용역회사는 변경 안에 대한 예시도면에는 긍정적으로 안을 담아놓고도 어쩐 일인지 지난해 6월25일 시에 보낸 공문에는 반대되는 의견을 내는 모순되고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시의 전·현직 일부 공무원들도 “민원인이 신청할 경우 먼저 타당성여부를 검토하고 협의부서에 돌리지 문제가 있으면 협의를 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그렇지 않고서는 업무처리지연에 따른 책임회피라든지 무슨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처음에는 부서에서 폐지하는데 문제없다 해서 서로 웃고 고마운 마음에 덕담도 주고받았는데 부서장이 바뀐 뒤 얼마 있다 상황이 변한 듯해서 자꾸 재촉하는 과장에서 괘씸죄에 걸렸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용역회사에서도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제안을 해놓고 왜 나중에 입장을 바꿨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용역회사에게 입장이 바뀐 이유를 물었으나 딱 부러지게 말은 하지 않고 자신들은 의견만 내지 결정권한은 없다고만 반복 하더라”고 시의 영향을 의심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내가 후임자라 처음 민원이 들어왔을 때의 과정은 잘 모르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려고 했고 구청 등에도 공문을 돌렸으나 이후 용역회사의 부정적인 의견 등을 수용해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