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1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권 주자들이 세력화에 나서며 대권 레이스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박원순계' 의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원순계 의원들은 지난해 총선에서 대거 당선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남인순 의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진성준·김원이 의원, 행정부시장을 지냈던 윤준병 의원, 비서실장이었던 천준호 의원, 정무수석을 지낸 허영 의원, 정무보좌관을 지낸 박상혁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박원순계 핵심으로 꼽히던 박홍근 의원은 지난 20일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지지를 공식 표명하고,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인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차기 대선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이탈한 중도층을 복원하는 것이 절대적 과제"라며 이 지사를 가리켜 "그를 향한 시대적 요구와 그가 지닌 강점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그의 부족함은 동지애로 함께 채워가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나서면서 박원순계 의원들의 의사 표명이 이어질지 관심사다. 당내에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 후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 의원들의 선택을 주목해왔다.
다만 이들이 세력화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 전 시장 사망 후 이들이 조직적으로 뭉치지 않으면서 박원순계가 사실상 분화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대선을 앞두고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각자도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허영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의 경우 이낙연 전 대표 체제하에서 대변인을 지낸 만큼 이 전 대표를 도울 가능성이 높다. 강원지사를 지냈던 이광재 의원과의 인연도 무시할 수 없다.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지지를 공식 표명했다. 윤 의원은 통화에서 "정 전 총리를 위해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하려고 한다"며 "지역적인 것도 있지만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경선 전초전인 만큼 선택을 유보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박원순계 핵심인사인 기동민·진성준·김원이 의원은 공식적 지지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한 재선 의원은 "누구를 지지할지는 자유롭게 선택하는 개인의 선택이다. 같이 논의한 적은 없다"며 "당에 중심을 잡는 중립적인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1순위로는 박 전 시장이었지만 박 전 시장 아닌 다른 사람을 지지한다면 다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지연이든, 학연이든, 정치적 비전과 방향, 스타일이든 각자의 이유가 있을 테니 하나로 행동을 통일해 '같이 움직이자'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라며 "저는 좀 더 상황을 보고 싶은 고민을 한 뒤 생각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