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 이후 한미가 북한을 상대로 한 대화 호응 촉구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한이 대응을 숙고한다는 해석이 있는 가운데 향후 반응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한미는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대화 참여를 요구하는 방향의 메시지를 연이어 전하고 있다. 대화 재개 준비가 됐음을 시사하는 발언과 함께 명시적 호응 요구도 언급되는 모양새다.
이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문 대통령 방미 성과 관련 3개 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대북 관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북측도 조만간 긍정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미국에서 성 김 대북 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평가했으며 '한반도 비핵화' 용어 반영에 대한 언급을 통한 간접 메시지도 전달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만한 용어를 통일했다"면서 "북한이 말하는 비핵지대화와 우리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전날 한미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대화와 협상의 길로 다시 나올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마련된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적극적으로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전날 5·24 대북 제재 조치와 관련해 "유연화와 예외조치들을 거치면서 사실상 실효성이 상실됐다"며 "남북 간 교류 협력 추진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일례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ABC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우리는 외교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공은 그들에게 넘어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과 미국의 대북정책 관련 입장 또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상회담 전후 발언과 분위기를 판단하면서 대응 방향을 정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대화 분위기로 급격한 국면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관측이 우세해 보인다. 다만 실무 접촉을 통한 대화 진전에 따라 향후 북미, 남북 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 등이 존재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면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은 작다"고 바라봤다.
이어 "대북 적대 정책을 먼저 철회해야 접촉이나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미국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것과 같다"며 "4자 또는 6자 회담 테이블 마련 전까지는 의미 있는 북미 대화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대화에 호응해 나올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에 대한 비상방역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 러시아와의 사전 조율도 필요하기 때문에 결단 시간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결단이 늦어져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 전달, 남북 대화 복원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며 "특히 미국 측의 체제 훼손, 존엄 모독 등 북한에 민감한 문제에 관한 언행 자제도 요구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