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4530억원의 채무를 앞당겨 떠안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로 채무를 넘겨 늘어난 부채비율만큼 추가로 공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2년~2023년 9월 만기가 도래하는 도시철도공채 원리금과 이자 등 4530억원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오는 30일 자로 조기 이관받는다. 올해 1조6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지하철 정상 운행과 부채 상환을 위해 유동성 자금 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서울시는 2026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2조4000억원 규모의 도시철도공채를 매년 일정액씩 순차적으로 넘겨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지하철 운수수입 감소 등으로 서울교통공사가 자금난에 봉착하자 서울시가 2년치의 공채를 조기에 이관키로 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의 부채비율은 6월말 결산 기준 135.46%로 행정안전부가 정한 공사채 발행 허용 한도인 1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채비율을 줄여야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한 것이다. 공사가 이번에 4530억원의 공채를 서울시에 조기 이관할 경우 부채비율은 116.04%로 줄어들게 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토대로 7134억원의 공사채를 발행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서울교통공사는 15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고,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내용 등의 자구안을 내놨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이관된 공채를 만기 도래일에 맞춰 상환하면 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재원 투입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공사 부채비율 상황에 따라 추가 조기이관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