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감사관이 또 다시 민간업체를 직접 감사하면서 '직권남용'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 감사관이 이렇다 할 문제지적도 없이 오랜 기간 동안 감사를 질질 끌면서 행정난맥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시와 공무원 등에 따르면 감사관은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관내 음식물처리업체와 관련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음식물 쓰레기처리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어 위탁처리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말까지 관내 J와 G사 등 2곳과 계약을 맺고 처리했다.
그러나 시 감사관이 감사에 착수하고 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의 경우 위탁처리 관련 업체선정을 하지 못한 채 1~3개월 단위로 두 곳의 업체와 임시로 계약을 맺어 위탁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감사의 주목적은 허가조건 이행여부와 운영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는 시 감사관 직원이 감사를 이유로 해당업체를 수시로 방문하면서 위화감을 조성해 직권남용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적으로 업체는 해당부서가 점검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감사하는 것이 관례로 긴급을 요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시 감사관 직원이 3~4차례 직접 민간업체를 방문해 감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해당부서조차도 무엇을 감사하는지 모르는 깜깜히 감사로 6개월을 끌면서 정식 계약은 하지 못한 채 ‘땜 식’ 계약이 불가피해 부서나 관련업체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무엇이 문제인지 아직까지 정확한 지적도 없어 잘 모르겠다”며“다만 전문가 자문도 받았고 이달 안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말은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감사관 관계자는 “음식물처리시스템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확인검증하고 있으며 전문가 자문, 현장실사들을 통해 감사의 신뢰성을 제고하느라 기간이 연장됐다”고 해명했다.
또 땜 식 계약 실정 등에 대해서는 “업체와 단기적 계약을 연장하고 있는 상황은 감사에 따른 불안정한 상황발생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 감사관의 이런 식 감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인허가 요건에 맞는 상태의 유지여부를 점검한다면서 관내 시설물유지관리업체 등에 감사관 직원들을 경찰까지 대동하고 예고도 없이 내보내 말썽을 빚었다.
이때도 시 감사관이 시 산하기관이나 시 보조금을 받는 단체도 아닌 민간업체를 사회적 문제발생도 없이 직접 조사하면서 적법성 논란이 일었다.
사정이 이러자 공직자 등 주변에서는 전모 감사관에 대해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공직자들은 JTBC 뉴스룸의 C2부지 관련 비리에 대한 방송보도와 관련해 ‘해야 할 감사는 하지도 못하고 애먼 공무원들만 피곤하게 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소통창구인 무명게시판에는 ‘감사를 했으면 상을 주던지 벌을 주던지 빨리 결정됐으면 한다’는 의미의 글로 시간을 무한정 끄는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시의 한 공직자는 “감사를 한다고 이것저것 서류도 무더기로 요구하고 시간도 질질 끌고 무엇을 감사하는지도 모른 채 불려 다니기 일쑤로 감사관에 대한 불만이 너무 팽배하다”며“오죽해야 상을 주던 벌을 주던 빨리 처리해달라고 게시판에 글을 올렸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감사관 관계자는 “감사결과를 상·벌로 판단하는 시스템은 없다”면서 문제의 본질과는 다소 벗어나는 해명을 했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