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사진 오른쪽) 서울시의장이 29일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관련 조찬 회동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뉴시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광화문 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이전 문제에 관한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9일 서울시와 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 시장과 김 의장은 서울시청에서 아침식사를 같이 했다. 다만, 조찬회동은 세월호 기억공간 이전이 진행되기 전 잡힌 일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이 주목되는 이유는 광화문 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과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된 광화문 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논란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김 의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오 시장에게 일단 세월호 기억공간 관련 협의체 구성하자고 했다"며 "오 시장도 전향적으로 검토해본다고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조찬회동 이후 해당 주무부서에 의회 의장단이 건의한 내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시는 26일 예정대로 광화문 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에 나섰지만 유족 측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서울시와 극한 대립을 벌였던 세월호 유족 측은 서울시의회 등의 중재로 물품을 시의회로 옮기기로 하고 지난 27일 자진 철거했다.

시의회는 세월호 기억공간 임시 이전을 제안하면서 서울시와 유족 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입장 변화가 크지 않아 해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시는 유족 측의 자진 철거 이후 낸 입장문에서 "유가족 협의회가 정리된 의견으로 제안해 주시면, 광화문광장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월호의 희생과 유가족의 아픔을 기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그동안 새 광화문 광장에는 어떠한 지상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시는 "새로운 광화문 광장은 어떠한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 열린 광장으로 조성된다"며 "전임 시장 때부터 구상된 계획이고 앞으로도 그 계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회 의장단이 제안한 내용을 주무부처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밝혀온 행정원칙에 따라 세월호 기억공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