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제2부시장이 7급 관례를 깨고 보직이 있는 팀장급(6급) 비서(보좌관)를 발령 내면서 ‘시장 급 부시장’ 논란을 빚고 있다.
11일 시와 공직자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월7일자 전보인사를 통해 6급 L씨를 이춘표 제2부시장을 수행하는 부속실로 발령했다.
L씨는 7급 당시 수년 동안 제2부시장 부속실에서 근무하다 2019년 1월 6급 부 팀장으로 승진한 이후 지난해 1월 팀장보직을 받고 동사무소에서 근무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일산서구로 자치행정과에 발령됐으나 6개월 만인 지난 7월초 또 다시 제2부시장 부속실로 발령을 받게 됐다.
주변 공직자들은 이 인사에 대해 원칙도 없는 안하무인 인사라는 지적이다. 공무원의 경우 시장실이 6급, 부시장실은 7급 근무가 관례적인데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제2부시장에 대해 ‘시장 급 부시장’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돌고 있다.
특히 L씨의 6개월만의 전보를 두고서는 이재준 시장 취임이후 인사 때마다 강조해온 행정서비스 저하방지를 위한 전보제한 기간(2년)최대준수는 말 뿐이고, 최고위층이 유명무실하게 만들면서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시는 이춘표 제1부시장 시절 L씨가 부속실에서 근무하면서 보여준 근무능력이 높이 평가돼 다시 차출한 것으로 규정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제2부시장은 2019년 1월 제1부시장으로 부임해 같은 해 12월말 명예퇴임 했으나 퇴임 3개월이 지난 2020년 3월 2년 임기의 제2부시장으로 임용됐다.
시 관계자는 “제1부시장 때 L씨가 수행을 했는데 겪어보니 다른 직원들보다 월등하다고 판단돼 특별히 생각했던 것 같다”며“반드시 7급이어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 발령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공직자는 “자기들이 필요할 때만 전보제한 등 원칙을 들먹이는 줄은 알고 있지만 해도 너무 한다”며“모범을 보여야 할 최고위층이 자신과 손발이 잘 맞는다는 이유로 다른 공직자들의 정서를 무시한 것은 문제이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