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간 서울시민 약 8000여 명이 개인파산과 회생 등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악성부채를 면책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지난 2013년 개소한 이후 4만2147명의 서울시민에게 상담을 지원했다. 이중 8272명이 공적채무조정으로 악성부채 2조837억원을 법적으로 면책받았다.

지난해 공적채무조정 규모는 1317명으로 전년(1141명)대비 1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경제 위기에 몰린 영향이다. 올해도 7월까지 악성부채를 면책받은 인원이 807명에 달하는 등 지난해와 비슷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빚을 갚을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시민들을 돕기 위해 소송구조변호사단, 다시시작법률지원단 등 변호사 연계를 통해 공적채무조정 절차를 돕고 있다. 중앙센터를 포함해 현재 15개 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당 2명의 금융·법률·사회복지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복지상담관이 상근하면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가 개소 8주년을 맞아 법원 면책결정을 받은 시민 4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민 3명 중 1명이 빚 때문에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70% 이상은 '채권추심, 독촉 등으로 인해 공포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응답자 3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고 했다. 부채 면책으로 가장 나아진 점으로는 76%가 '채권추심 압박 해소'를 꼽았고, 63%는 '심리정서 안정'을 지목했다.

박정만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변호사)은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 8년간 가계부채 문제를 복지적 해법으로 접근해 악성부채로 고통 받는 서울시민의 재기를 지원하고 있다"며 "가계부채로 고민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각 지역의 금융복지센터에 연락해 상담과 지원을 받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