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사장 후보에 오른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서울/김종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에 재도전한 김헌동(66)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저격수'로 불리는 김 전 본부장이 오 시장의 대폭적인 지원으로 낙점된 것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SH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추천받은 후보자 2명 중 인사검증 등을 거쳐 김 전 본부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거쳐 후보로 결정했다"며 "아직 인사청문요청서 등을 공식적으로 보낸 것은 아니고 시의회와 청문회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뒤 다시 이뤄진 2차 SH 사장 공모에 오 시장의 제안을 받고 지원했다. 이후 임추위 면접에서 탈락했으나 오 시장이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자 2명에 모두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재지원할 기회를 얻었다. 오 시장이 지지 의사를 밝힌 끝에 김 전 본부장은 3차 공모에 지원했고 이번에 최종 후보에 오르게 됐다.

결국 김 전 본부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되면서 서울시와 시의회간 갈등은 불가피하게 됐다. 시의회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해온 김 전 본부장을 달가워하지 않는데, 한 번 떨어졌던 그를 오 시장이 다시 최종 후보로 올린 점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사실상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일부 시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인사청문회를 아예 보이콧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6개월째 공석인 SH 사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청문회를 열자는 입장이지만, 시의회는 다음 달 1일 제303회 정례회 시기와 맞춰 청문회를 여는 쪽으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만을 위한 '원포인트' 의회 소집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의회는 서울시와 맺은 협약에 따라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받은 뒤 10일 이내에 청문회를 열어 경과보고서를 보내야 한다. 다만 시의회가 보내는 경과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오 시장이 SH사장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서울/김종돈 기자 kimjd2020@naver.com 서울/김종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