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흠 입법조사처장

[유한태 기자]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만흠)는 지난 22일 '일수벌금제(日收罰金制)현황 및 쟁점사항'을 다룬 'NARS 현안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디.

이 보고서는 일수벌금제에 대한 일반인 인식, 해외 입법례를 기반으로 일수벌금제와 관련하여 쟁점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을 검토했다.

일수벌금제란 피고인의 경제 수준에 따라 벌금액이 최종적으로 정해지는 제도를 말하는데 행위의 불법성에 따라 벌금일수를 결정하고, 범죄자의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하여 1일의 벌금액, 즉 일수정액을 결정하는 것이다.

현행 벌금형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스웨덴, 독일 등이 도입한 일수벌금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경제적 능력에 따라 벌금형이 형벌로서의 고통 및 위하효과가 상이하기 때문에 빈부의 차이에 관계없이 형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제력에 기초하여 벌금형을 결정하는 일수벌금제를 도입하자는 입장이 있다.

반면 동일한 범죄가 가지고 있는 불법과 책임에 상응하는 동일한 벌금액이 부과되는 것이 형법상의 책임원칙에 부합하고, 피고인의 경제상황을 조사하는 것이 실무상 어렵기 때문에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형사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일수벌금제에 대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일수벌금제 도입과 경제상황을 조사하는 현 시스템에 대하여 긍정적인 비율이 높게 나온다.

해외 입법례를 살펴보면 핀란드가 처음 도입하였고 현재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이 현재 시행 중이며 영국은도입 후 폐지한 바 있다.

일수벌금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일수벌금제도의 도입 목표와 입법취지를 명확하게 하고, 그에 따라 도입 범위, 일수 및 일액범위, 노역장 유치 연계 등 구체적인 제도 설계가 면밀히 이루어져야 한다.

형벌 효과의 형평성이라는 입법 취지가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범죄의 경·중 및 범죄의 특성별로 일수벌금제 혹은 총액벌금제 등 어떤 제도가 바람직한 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 벌금형 선고와 노역장 유치 비율을 고려할 때 경제력이 없거나 저소득 취약계층이 벌금 미납으로 노역장 유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형벌의 불평등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함. 따라서 일액의 하한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노역장 유치 기간(3년)으로 일수벌금제 전환 시 벌금액이 오히려 낮아지는 사안도 발생할 수 있음. 따라서 일정한 범죄에 대해 노역장 유치를 제한하거나 이 경우에는 총액벌금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일수벌금제 도입의 주된 근거인 저소득층의 벌금미납에 따른 노역장 유치와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일수벌금제 도입 이외에도 현행 벌금형의 집행유예제도, 미납 시 사회봉사명령, 벌금형의 분납제도 등의 적극적인 활용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