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흠 입법조사처장

[유한태 기자]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만흠)는 지난 29일 '육아 패널티의 현실, 육아휴직 사용권 보장을 위한 개선 과제'라는 제목의 'NARS 현안분석'을 발간했다.

육아 패널티란 근로자가 가정과 자녀를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치르게 되는 직업상의 불이익을 말한다.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복귀한 홍보팀장을 물류창고로 발령낸 남양유업 사례는 육아 패널티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에 육아휴직이 도입된 지 올해로 34년차를 맞이하고 있으나 육아휴직이 온당한 권리로 인식·활용되고 있지는 못하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사업체 수(약 69만개소)의 28.1%에서 육아휴직제도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육아휴직사용 근로자에 대한 사용주의 불이익 조치 혹은 해고를 금지시키기 위한 법률 및 제도 등이 마련되어 있으나 근로자 보호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54.5%를 넘고 있다.

이에 반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여 해고 또는 불리한 조치를 처한 사업주에 대한 기소의견 송치건수는 2020년 2건,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않거나 동일한 수준의 업무 및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송치된 건수는 8건에 그치고 있다.

노동관계법령 위반에 대해 근로자가 직접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감독 청원제도'의 2020년 신청건수는 0건이다.

외국의 법령은 육아휴직을 사유로 한 해고 및 불리한 처우에 대해 구제 및 배상 등의 보호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11이상 사업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를 부당해고하였을 경우 최소 6개월의 급여를 배상액으로 지급하며, 아일랜드에서 육아휴직에 대한 권리침해가 일어난 경우 복직과 함께 최대 2년치 보수를 배상액으로 지급한다.

스웨덴은 육아휴직 사유의 해고는 법률에 따라 무효화되고, 사용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액 SEK100,000(약 1,365만 원)과 32개월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급여, 그리고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는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리한 처우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업주에게 부여하고 있다.

입법 조사처는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으로 '남녀고용평등법'상 구제명령 조항을 신설하여 별도의 소송 절차 없이 복직, 임금보전, 배상 등을 통해 근로자를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으며, 사업주의 육아휴직 사용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한 조치가 육아휴직 사용 때문이 아니라는 입증책임을 사업주에게 부과하여 사업주의 근로자 권리침해 행위를 억제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