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서울/김종돈 기자] 정부의 부동산 세금 및 대출 규제로 서울의 아파트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소형, 중소형 아파트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 들어 크게 증가했고, 면적별 평균 매매가격도 대형 아파트보다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대출규제가 본격화되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일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의 아파트 면적별 평균 매매가격은 중형과 중소형, 소형 아파트 순으로 올랐다.
전용면적 85㎡초과 102㎡이하 중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1월 11억8064만원에서 10월 14억1897만원으로 20.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60㎡초과 85㎡이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9억3921만원에서 10억9964만원 17.08% 상승했다. 60㎡이하 소형 아파트 역시 7억3982만원에서 8억5413만원 15.45% 올랐다.
반면 102㎡초과 135㎡이하 중대형 아파트는 같은 기간 14억42만원에서 15억9588만원으로 13.95% 상승했고, 135㎡ 초과 대형 아파트 역시 21억5817만원에서 24억7301만원 14.58% 상승하면서 중소형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폭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소형아파트 거래 비중 역시 크게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40㎡ 이하의 매입비중은 12.3%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1~7월 기준)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41~60㎡ 규모의 중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7월에만 하더라도 서울 전용면적 41~60㎡ 규모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29.6%이었지만, 올해 1~7월에는 34.7%로 증가했다.
반면 전용면적 61~85㎡ 규모와 86㎡ 이상의 아파트 매입비중은 각각 36.2%, 16.8%로 낮아졌다.
서울에서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결국 집값 급등의 영향이 크다. 최근에는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가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빌라 등 비(非)아파트 거래와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 주거 대체상품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비교적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로도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금의 대출규제 환경에서는 대출의 기준점이 되는 6억, 9억, 15억원 초과 구간별로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가격 구간이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확대 시행되는 만큼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 쏠림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연구원은 "내년부터 DSR규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뻔히 보이는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의 경우 여력이 된다면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특정 지역이나 물건에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김종돈 기자 kimjd2020@naver.com 서울/김종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