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서울 강남구는 익명의 할머니가 1억52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80대로 추정되는 익명의 할머니는 지난달 29일 14시경 강남구청 복지정책과로 찾아왔다. 그는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52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들어있는 편지봉투를 맡겼다.

당시 할머니를 상담했던 김기섭 주무관이 곧장 할머니를 따라가 '이름이라도 알려주시라'고 요청했지만, 할머니는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떠났다.

익명의 할머니가 기부한 1억5225만367원으로 강남구에 접수된 개인 후원금 중 최고 금액이다. 그동안 강남구에는 작은 박스에 1,000원짜리를 가득 채워 익명으로 기부를 하거나, 저금통을 익명으로 기부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금액을 기부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구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강남복지재단을 통해 관내 독거 어르신 등 저소득층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코로나19로 모든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 사회가 아름답다는 훈훈한 미담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할머니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쓰겠다"고 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