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허윤기자] 코로나19 확진으로 연일 500~600명대를 기록하고 8일에만 808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고양시에서 이재준 시장이 출판기념회를 예정하고 있어 논란이다.

8일 고양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오는 12일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이재준 시장은 자신이 집필한 ‘돈 버는 시장’이라는 제목의 북 콘서트를 예정하고 있다.

이 시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 3년6개월 동안 시정활동의 무한열정의 순간들을 담았다”며“도시를 좀 더 살기 좋은 삶의 터로 만들기 위한 시장으로서의 ‘작은 변화와 행동’은 고양시의 이익을 생각하는 행정가의 과정이었다”고 책을 소개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의식한 듯 출판기념회를 이름도 생소한 ‘스탠딩 쓰루’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앉아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 철저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저자와의 만남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또 사진전으로 펼쳐 놓는 ‘보여주는 출판기념회’,저자의 전신상과 함께 사진을 찍는 ‘찍어주는 출판기념회’,‘두 차례의 저자 사인회’ 등 다양한 방식도 예정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방문자의 체류시간이 15분 내로 이뤄지도록 하는 ‘안심’ 출판기념회로 개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식을 들은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오미크론 확산으로 이달 말께 13만∼17만 명에 달하는 신규 확진자를 예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방역의 책임자인 시장이 이를 역행하는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고양시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각 선별소마다 시민들이 긴 줄로 장사진을 치고 있으며 연일 500~600명대 확진판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양시는 경기도내 31개 시·군중 인구수가 수원시에 이어 용인시와 함께 많기도 하지만 확진자수가 상위권에 머물러 있기 일쑤고 도내 최다를 기록한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도내 확진자 발생현황에서도 누적 확진자수가 용인시, 성남시와 함께 1~3번째를 오르내리고 있고 8일 0시 기준 2만3418명으로 집계돼 있다.

시민 정모(61)씨는 “시장이 이런 시국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괜찮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행사를 하려고 한다는 자체가 믿을 수 없다”며“코로나가 더 확산되고 거리두기 강화를 걱정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죽을 맛인데 자기는 정치적인 쇼나 한다는 것이 제정신이냐”고 어이없어 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당원들도 답답해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3.9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치 앞을 모를 정도로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의 출판기념회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이 3.9 대통령선거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이유로 전국의 시·도당을 통해 개별선거운동금지령을 내린 상태에서 해당행위라는 여론도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인지 오는 10일 출판기념회를 예정했던 허태정 대전시장도 이를 전격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에서는 강행할 경우 ‘역풍을 우려한 부담’이라는 여론을 전하고 있다.

민주당원 이모(48)씨는 “출판기념회라는 것이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고 합법적으로 후원금도 모금하는 수단이어서 놓치기 아까운 것은 이해가지만 분위기 파악은 해야 되지 않냐”며“코로나확산에 맞물린 출판기념회로 역풍이라도 불어 당 이미지가 훼손돼 대선에 영향이라도 미치면 뒷감당은 할 수 있겠냐”고 쏘아붙였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