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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네 번째 소분작업이라는 학교 방역인력 이연림(66)씨는 오랜 시간 쉼 없이 집중해야 하는 키트 소분 작업이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신초등학교에서는 오는 18일 학생·교직원들에 나눠주기 위한 등교 전 검사용 자가진단키트 소분작업이 한창이었다.
앞서 교육부는 오미크론 유행 속에서 안전하게 정상등교할 수 있도록 학생·교직원들이 등교 전 주 2회 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RAT)를 실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매주 194만명분의 자가검사키트를 조달받아 각 학교에 인원 수별로 배부한다.
이날 소분해야 하는 물량은 잠신초교 학생 1472명 주 2회분과 교직원 179명 주 1회분 등 총 3302명분이었다. 면봉·시약·마개·키트가 부품별로 묶여 있어 하나씩 담아 1인용을 만드는 작업이 오전 9시30분부터 이어졌다. 이날 작업은 방역인력 4명과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단 4명,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교육청 간부 5명 등이 함께 해 90분 만인 오전 11시께 마무리됐다.
하지만 지난 2주는 방역인력 다섯 명이 약 3300명분을 꼬박 4~5시간 동안 소분해야 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다음주에 쓸 키트를 나눠줘야 하는데, 물량이 전날인 목요일에 도착해 하루 만에 모든 작업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키트는 많은데 시간은 촉박해 등교 1, 2주차엔 각 반 담임교사들이 수업 후 소분에 동참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선자 잠신초 교감은 "지난 3일과 7일은 시간이 부족해 담임교사 52명도 작업에 투입돼 각 반 학생들 분량을 소분했다"며 "학기 초 생활지도, 학급관리, 수업준비만 해도 벅찰 텐데 방역 업무까지 부담시키려니 너무 죄송했다"고 밝혔다.
개학 초기 이 같은 혼란을 인지한 교육청은 이번 주부터 각 학교에 키트 공급이 매주 수요일까진 이뤄질 수 있도록 키트 생산업체와 일정을 조율했다. 실제 이날 소분된 물량은 화요일인 지난 15일 잠신초에 도착했다.
조준영 교육청 학교보건팀장은 "업체에서 월요일에 (교육청으로) 배송받아 수~목요일 이틀 동안 학교에서 소분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교사가 키트 소분작업에 투입되는 등 방역업무가 교육 역량을 침해하지 않도록 방역인력을 충분히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1학기가 진행되는 7월까지 학교별로 최대 6명의 방역인력을 지원하며, 학생 수가 980명 이상인 과대학교의 경우 추가로 1명을 더 배정한다. 키트소분 방역인력은 서울 2128개교에 1만1235명이 투입 중이다.
교육청은 대한적십자사 및 각 자치구와도 협력해 키트소분 인력을 학교에 추가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잠신초처럼 신청한 50개교에 대한적십자사 인력이 배정되며, 서울 자치구별로 운영하는 '지역연계 가족봉사단'과도 연계해 총 57개교에 추가인력 2~5명 정도가 각 학교에 지원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여 동안 소분 작업을 함께한 조희연 교육감은 "4가지 부품을 소분해 개별 포장하는 과정이 힘든 작업"이라며 "소분 시스템이 학교에 자리 잡았지만 학생이 많은 과대학교 등 어려움을 겪는 현장에는 적십자사와의 협력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방역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주 2회 선제검사는 다음달 16일까지 지속된다. 교육부는 다음달 18일부터 학생과 교직원 검사 횟수를 주 1회로 줄여 운영하며, 교육감이 직접 감염 상황을 판단해 선제검사 횟수나 주기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조 교육감은 "유행 상황이 4월18일 이후에도 이어진다면 서울 자치구와 예산을 협력해 4월까지는 (키트가)배정이 될 것"이라며 "현장 이동형 PCR 검사소의 활용 범위를 넓혀 활성화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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