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한태 기자] '제2의 명낙대전'으로 불린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24일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3선(選) 박홍근 의원이 승리했다.
원내대표 선거는 국회의원 개인 간 친소 관계가 반영되지만 민주당 주도권 쟁탈전에서 신주류인 이재명계가 기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제치고 주류 교체에 성공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도로 '친문당'이 되는 것을 차단하고 당이 이념 보단 실용에 방점을 두는 쪽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대선 기간 동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진영 논리에 갇혔다는 비판을 탈피하기 위해 실용적 행보를 보였다.
이재명계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전까지 민주당 권력 지형에서 외곽에 머물렀다. 지난 2017년 대선 경선부터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지한 이재명계는 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 의원 등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선을 치르며 이해찬계를 필두로 박원순계,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 범여권 강성 초선 모임인 처럼회, 86그룹 모임인 더좋은미래 등이 연이어 합류하면서 급속도로 세가 불어났다.
원내대표에 당선된 박홍근 의원도 민평련 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도와왔지만 박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이 상임고문의 요청을 받고 경선 캠프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이재명계로 거듭난 인물이다.
반면 민주당 다수였던 친문 진영은 대선 경선에서 독자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분열했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 등 핵심 친문 대다수는 초대 총리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지만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당내 주도권을 상실했다. 박주민 등 일부 의원들은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계로 편입되기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던 친문 핵심 박광온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승리하면 대선 과정에서 상실한 주도권을 다시금 친문 또는 친문 일부가 분화한 이낙연계가 쥘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이번 패배로 민주당내 권력 지형 변화를 체감하는데 그쳐야만 했다.
박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신주류로 떠오른 이재명계를 의식해 '자신을 이재명 상임고문의 포용성과 확장성, 균형성을 보강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30명 안팎의 현역 의원수를 자랑했던 정세균계도 이원욱 의원과 안규백 의원이 각각 2차 투표와 1차 투표에서 각각 탈락하면서 힘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