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허윤기자] 고양시가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미리 가정해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시는 정부가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의 ‘대장∼홍대선’에서 ‘덕은 역’ 미설치 시 노선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이재준 시장은 지난 25일 시의 보도 자료를 통해 “‘덕은 역’신설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사업과 관련한 어떠한 행정절차 등 협의에 응하지 않고 시가 가진 모든 인·허가를 불허해 노선이 고양시를 지나가는 것을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사정이 이러자 주변에서는 이 시장의 발언 강도를 두고 이견이 분분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다 결정이 나지 않는 사안을 두고 기초지자체장이 ‘극단적으로 막나가는 것’아니냐는 지적이다.

관련 보도 자료를 갑자기 낸 경위도 의아하다. 현재 ‘대장∼홍대선’과 관련해 민간투자사업심의위 심의가 진행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 등도 정해지지 않는 등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따라서 정확한 역의 개수나 위치 등도 예상노선도 외에는 미지수인 상태에서 시가 갑자기 ‘덕은 역’설치를 두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낸 것은 뜬금없다는 여론이다.

실제로 국제뉴스는 시의 보도 자료 근거를 취재했으나 국토부에서 ‘덕은 역’과 관련한 새로운 결정이나 발표는 없었다.
다만 지난24일 한 언론사가 ‘대장∼홍대선’등과 관련한 기사가 보도됐지만 ‘덕은 역’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그러나 시는 이 기사를 보고 ‘덕은 역’을 언급한 내용이 없어 미설치를 상정(想定)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보도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정부의 방침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데 기사가 보도됐고 ‘덕은 역’관련 내용이 없자 사실 확인도 없이 기사에 근거해서 ‘덕은 역 미설치’ 가정해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시 관계자는 “‘덕은 역’과 관련한 새로운 정부 방침은 확인된 것이 없지만 한 언론사에서 기사가 났는데 정류소는 11개이면서도 예상노선도에서는 빠져있어 설치를 요구하는 보도 자료를 낸 것”이라며“역 설치를 두고 비용문제로 LH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덕은 지구 내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오모(47)씨는 “작년부터인가 ‘덕은 역’ 설치문제로 주민들이 예민해져 있다”며“이번 보도를 보고 역이 안 들어서나 하고 깜짝 놀랐다. 시가 행정적으로 풀어가야지 왜 이런 식으로 놀라게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한편 대장~홍대선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민자로 제안한 것으로 3기 신도시 부천대장 지구에서 출발해 서울 홍대입구까지 연결하는 연장 18.365km로 총 사업비 2조1526억 원 규모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