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기기자 ] 참신한 아이디어가 실제 비지니스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기에 잘 정비된 인큐베이션 시스템은 창업자들에게 단비와도 같다. 코로나로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창업지원센터, 지식산업센터, 비즈니스센터 등 각종 창업 인큐베이터 공간들이 주목받고 있다.

의왕시가 지난 해 포일어울림센터 창업공간을 통해 창업인들의 고통과 실패를 줄이고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창업생태계를 조성해 이목을 끌고 있다.

■ 혁신적인 창업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

의왕시는 전 지역이 과밀억제권역이고 그린벨트 비율이 85%인데다 고차산업이나 인력이 적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인식돼왔다. 강소기업을 유치하기 힘든 상황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으로 스타트업을 성장시킬 수 밖에 없었으나, 단계적으로 육성할 마땅한 공간도 없었다. 2015년 인덕원IT밸리 1개 호실을 임대해 1인 창조기업지원센터를 개소하면서 가까스로 창업정책의 불씨를 지폈으나, 성장한 기업들은 다음단계를 위한 맞춤공간이 없어 다시 타 지역으로 떠나기를 되풀이했다. 그러던 중 2016년 5월 포일지역 공동주택건설사업 이익환원에 따른 586억원 기부채납을 통해 9층 규모의 포일어울림센터 신축이 결정됐고, 드디어 5층부터 8층까지 4개층에 창업지원공간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2018년 경기도 공모사업 응모를 통해 특조금 55억원을 확보해 전층을 기능에 맞게 인테리어 했으며, 지난 해에는 경기도로부터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승인받아 기업들의 조세감면과 임대료 할인, 도시형 공장 등 제조업 등록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어 단번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

■“One-Stop” 단계별 창업지원공간 구축

포일어울림센터는 5층부터 8층까지 4개층에 총 49개사가 입주해 있다. 예비창업자로 들어오면 최대 12년 동안 1~3단계까지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창업 One-Stop 서비스를 구축했다.

8층에는 1단계인 극초기 창업자들의 공간으로 세미나실, 코워킹스페이스, 스튜디오, 개방형과 독립형 사무실에 36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7층 창업보육센터는 2단계인 자립가능 창업자의 공간으로 화상회의실과 사무실에 7개 기업이 자리하고 있으며, 6층 기업성장지원센터에는 글로벌 진출을 육성하는 3단계 기업들의 공간으로 6개사가 위치해 있다.

한편, 5층에 위치한 메이커스페이스는 기업들의 시제품 생산 전문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어 시제품 제작과 역설계가 가능해 창업자들이 더 이상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마음껏 전문랩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4층에는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청년발전소가 위치해 화상면접실, 카페테리아, 강의실, 스터디룸 등을 갖추고 심리검사 및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 민․관․학 창업지원 MOU 체결

시는 효율적이고 유기적인 창업지원을 위해 사업별 성격에 맞는 MOU를 체결했다. 1인창조기업지원센터(8층)는 관내 한국교통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맺어 미래모빌리티를 비롯한 혁신제조창업분야 진출을 위한 지원받았으며, 창업보육센터(7층)와 기업성장지원센터(6층)는 ㈜현대자동차와 협약을 통해 스타트업 발굴과 창업지원 인프라 조성을 약속했다. 또한 메이커스페이스(5층)는 모빌리티 연구기업 클리오(KLIO)를 주관기관으로 선정해 기업에게는 상품제작과 디자인 지원을, 시민들에게는 아이디어만으로 제조창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 창업 메카로 급부상, 1인 창조분야 최우수 S등급 달성

시는 지난 해 5월부터 스타트업지원센터(개방형․독립형), 창업보육센터, 기업성장지원센터 등 4개 분야를 대상으로 성공창업에 도전하는 벤처기업과 IT기업 등을 모집해왔다. 당시 1․2차 모집결과, 총 32개 기업이 입주를 확정했는데, 독립형 스타트업 지원분야 경우는 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실률이 높아 걱정하는 타 지역 창업센터와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의왕시 1인창조기업지원센터는 지난 해 중소벤처기업부 전국 50개 센터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최우수 S등급을 받았다. 센터관리, 운영실적, 추진성과, 만족도 조사 등에서 모두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12개 센터를 아우르는 거점센터로 지정됐다. 1인 창조기업들에게 창업공간 제공과 사업주기에 따른 맞춤형 교육, 각 분야 실무전문가들의 자문 지원은 물론, 특히 특허 및 지식재산권을 비롯한 인증비용 지원과 전시회 비용, 각종 홍보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1인 기업에게 도움을 준 점이 인정받았다.

주요 창업프로그램으로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크라우드 펀딩레이스와 엑셀레이터 쇼케이스 ▲전문가 컨설팅 지원 멘토링데이와 디자인 터칭 데이 ▲창업자 역량강화교육과 판로개척을 위한 스마트 공유판매대를 운영해 왔다. 그 결과 2021년 한해동안 입주기업 49개사, 일자리창출 35명, 매출 46억, 민간투자유치 89억원, 수출 1억원, 지식재산권 17건이라는 우수한 성과를 단기간에 이뤄냈다.

■ 청년창업지원주택 “의왕청년 e-Room”

의왕시는 청년창업가들의 안정적인 주거와 창업지원을 위해 청년창업지원주택 “청년 e-Room”을 포일어울림센터와 10분 거리에 건립해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통해 청년창업가들의 주거와 업무공간을 결합한 창업 맞춤형주택으로 현재 총 110호가 입주해 있다. 창업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과 외부 행사공간을 갖추고 있어서 지난해에는 초기창업자 실무세미나와 창업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면서 활용도가 높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만 19세부터 39세까지 무주택자로서 최대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포일어울림센터의 스타트업지원시설을 근거리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창업 성장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으며, 강남․판교와 가깝고 수도권 중심에 있어 스타트업을 위한 최적의 정주여건을 자랑하고 있다.

■ 국내를 넘어 세계를 꿈꾸는 의왕시 창업생태계 2.0

전국 지자체 최초로 창업 One-Stop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의왕시는 이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향후 10년 내에 의왕시에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키고자 창업⇒육성⇒투자⇒글로벌 지원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미래 모빌리티분야를 비롯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스타트업에 필요한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과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한, 전문가그룹의 멘토 위촉을 통해 공공에서 부족한 민간 전문자원을 적극 활용해 창업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지자체 창업공간의 모범사례

지난 해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이 3개지자체 창업거점센터 운영을 준비할 때 의왕시 포일어울림센터를 모델로 추진됐다. 창업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의왕시가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2016년부터 지난 해까지 6년에 걸쳐 포일어울림센터 창업지원공간 준비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1년 후에 65%, 5년 후에는 29%로 OECD국가의 40%에도 한참 밑도는 수준에 있다. 청년창업 생존률은 100명 중 1명에 불과할 정도로 더욱 힘겨운 실정이다. 경험부족과 높은 규제장벽, 창업인프라 부족과 창업실패 후 정부지원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을 유니콘기업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15개 기업이 있다. 지난 해 의왕시는 약 70억원의 예산을 스타트업 지원에 투자했다. 포일어울림센터를 창업의 메카, 의왕형 벤처붐의 거점으로 조성해 7년 안에 유니콘기업을 탄생시키는 것이 시의 목표다. 의왕시가 창업생태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우민기기자 woomin80@sudokwon.com 우민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