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민재기자] 10년 동안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장려금을 얹어줘 '1억원'을 만들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내년 출시된다. 앞서 출시한 '청년희망적금'처럼 또 한 차례 '열풍'이 예상되는 만큼, 벌써부터 가입 대상자과 세부 조건 등이 어떤 식으로 정해질 지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청년들의 장기 목돈 마련을 위해 내년 최대 10년짜리 장기 저축 상품이 나온다.
청년도약계좌는 기존에 나온 청년 자산 형성 상품들과 새롭게 나올 장기자산계좌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크게 현 정부의 '청년내일저축계좌'와 이번에 새롭게 내놓는 '청년장기자산계좌' 등 두 축으로 볼 수 있다.
우선 현 정부의 '청년내일저축계좌'는 3년 만기 상품으로, 본인소득과 가구소득이 모두 낮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연소득 2400만원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정부가 소득 수준에 따라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매달 지원한다. 올 하반기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상품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윤 정부가 내년 새롭게 출시하는 '청년장기자산계좌'는 최대 10년짜리 장기 상품이다. 지원 대상과 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존의 청년 지원 금융상품 가입 대상인 만19~34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공약집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연소득 2400만원 이하인 경우 매월 30만원 한도에서 저축할 수 있고, 정부가 40만원을 지원한다고 돼 있다. 또 연소득 2400만~3600만원이면 본인 납입한도는 월 50만원, 정부지원금은 최대 20만원이고, 연소득이 3600만원을 초과하면 정부지원금은 월 최대 10만원으로 설명돼 있다. 연 소득이 4600만원을 넘으면 정부지원금 대신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인수위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청년이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라며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형평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본인 소득과 가구 소득이 모두 낮은 경우, 청년내일저축계좌와 청년장기자산계좌 두 상품을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윤석열표 '1억 통장'이 시중에 나오면, 지난달 출시돼 그야말로 '열풍'이 불었던 청년희망적금과 같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부터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높은 관심만큼 청년도약계좌를 향한 우려도 벌써부터 높다. 앞서 지난 2월 출시한 청년희망적금도 당초 예상인 38만명의 8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청년희망적금은 저축장려금과 비과세 혜택 등으로 연 최고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무려 290만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이에 전산 오류 등이 속출하고 예산이 당초 456억원에서 1조원 안팎으로 껑충 뛰었다.
그런데 가입대상과 혜택을 더 늘린 청년장기자산계좌가 나올 경우 더 큰 예산과 혼란이 일 수 있단 우려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재원 마련과 은행권 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이 있는 만 19~34세는 지난해 7월 기준 63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해 매월 10만원씩만 장려금을 받는다 해도 1년 예산은 7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아울러 당초 공약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했던 이들은 청년도약계좌 가입이 불가하나, 대신 '갈아타기'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어 가입자는 예상보다 더 큰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위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 (가입 대상인 청년은) 19~34세로 돼 있는데 아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확정은 아니고, 가능한 많은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몇백만명 정도는 가입할 수 있게 상당히 큰 규모로 생각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원 마련은 전체적인 지출에서 전체 예산을 구성하면서 들어간다"며 "간단하게 생각하면 기존에 있었던 덜 필요한 부분을 줄여 청년들한테 필요한 계좌를 만든다고 이해를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청년 지원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반복되는 '형평성' 논란도 인수위가 고민해야 할 포인트다.
앞서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가입대상이 지난해 연간 총급여가 3600만원 이하로 정해져 소득이 없는 취업준비생들과 소득 증빙이 되지 않는 사회초년생 등이 가입이 불가능해 논란이 일었다. 세대간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청년희망적금에 이어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정책만 연이어 등장하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항상 세금만 많이 내고 혜택 받는 것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측은 "소득을 당장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측면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기존 프로그램 비해 단점 적을 것"이라며 "청년희망적금은 2년짜리라 그런 문제가 컸고, (청년장기자산계좌는)10년짜리기 때문에 10년 내내 하다보면 오차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민재기자 iry327@sudokwon.com 강민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