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브로커' 관람 전 팝콘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06.12.

[강민재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는 13일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를 만난다. 김 여사가 역대 영부인을 예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김 여사가 오늘 봉하마을에 가는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나. 김 여사 공개활동의 신호탄으로 보면 되나'라는 질문에 "매사를 그렇게 어렵게 해석하냐"면서 "작년부터 한 번 찾아뵌다고 하다가 시간이 안 맞았다. (그래서 이번에) 가는 거다"고 말했다.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지만 윤 대통령 부부의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각별한 마음을 생각한다면 이 자리에서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히 진일보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정 역시 김 여사의 적극적인 의사 타진으로 만들어졌다.
김 여사는 권 여사 측에 "평소 노 전 대통령을 존경했고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의 회동은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파악됐는데 당시 김 여사는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 참배하고 권 여사와 인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 내외는 노 전 대통령에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월 제주를 방문해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단을 언급하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2007년 노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 (노 전 대통령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자주국방과 평화의 서막을 연 것이다"고 말한 뒤 한참 말을 잇지 못하다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다.
작년 9월 SBS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했을 때는 노 전 대통령 추모곡으로 많이 불리는 가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부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구지검에 있을 때,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며서 "그때 내가 이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부연했다.
노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한국 정치에 참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고 발언했다.
김 여사의 서울의소리 통화 녹취록에서도 윤 대통령의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존경이 드러난다.
김 여사는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남편(윤 대통령)은 노무현의 연설을 외울 정도다. 누구보다도 정말 좋아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영화를 보고 2시간 동안 울었다는 일화를 말하기도 했다.

강민재기자 iry327@sudokwon.com 강민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