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서부 나라(奈良)에서 선거연설 도중 총에 맞고 쓰러졌다. 아베 전 총리는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쉬지 않고 심장이 멈췄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부삼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가두 연설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NHK가 집권 자민당 간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향년 67세.
그는 이날 오전 나라(奈良)현에서 선거 연설을 하던 도중 2발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었다. 치료를 받던 나라현 가시하라(橿原)시 소재 나라현립병원에서 숨졌다.
지지통신,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도 아베 전 총리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가 8일 오전 가두연설 중 총격으로 쓰러지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가슴과 목 부근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심폐정지로 위독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공영 NHK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아베 전 총리는 나라(奈良)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駅)역 인근에서 유세 연설을 하던 중 2발의 총격을 받았다. 총격으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는 오는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를 하던 중이었다. 자민당 후보의 소개를 시작한 직후 등 뒤에서 긴 관을 든 남성이 다가왔다.
연설 시작 1~2분 만에 2발의 총성이 들렸다. 아베 전 총리는 의식이 없는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그는 총격 약 15분 만에 도착한 응급차에 실려 옮겨졌다. 이송된 병원에서 헬기로 나라현립의과대학부속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그는 목의 우측에 상처로 출혈이 있으며, 왼쪽 가슴은 피하출혈 상태다. 목과 가슴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심폐정지 상태로 중환자실인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총격 용의자인 41세 남성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 용의자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살인미수 혐의다. 나라현에 거주하는 무직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2005년까지 3년 간 해상자위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가지고 있던 총도 압수했다. 수제 총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심폐정지인 만큼 아베 전 총리의 상태는 위독해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NHK에 "의식이 없고 용태가 꽤 나쁘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현재 위독한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모든 사태를 상정하고 만전의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격과 관련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가 "나라(奈良)의 병원에서 열심히 치료를 하고 있다. 수혈을 포함한 구명 치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安倍昭恵)도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40분께 교토(京都)역에 도착해 기차를 갈아 타고 나라현으로 향했다. 경호 경찰관들과 함께 여행 가방을 끌고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다.
일본 정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유세를 위해 방문 중이던 야마가타(山形)현에서 아베 전 총리의 소식을 들은 후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도쿄(首相)로 돌아왔다. 오후 2시30분께 총리 관저에 도착했다.
기시다 총리는 각지에 있는 다른 각료들에게도 유세를 취소하고 도쿄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는 대책실을 설치했다.
여야 관계없이 총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은 "회복을 진심으로 기도한다"면서 단호히 비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泉健太)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어쨌든 무사하기를 바란다. (총격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아베 전 총리의 총격 당시 경호 상황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호 체제가 충분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도쿄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 등 주요 지수는 상승 마감하긴 했으나, 상승 폭은 오전에 비해 축소됐다.
일본은 오는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정계 유력 인사들은 전국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심폐정지 상태가 된 점과 관련 "시장에는 동요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가 정치적 영향력이 강력하다고 해도 현직 총리가 아닌 만큼 "영향은 한정적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의 최장수 총리다. 현재도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수장으로서 정부와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사임한 바 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