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박용근 기자]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 집 현관문을 부수고 침입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인천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한대균)는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특수주거침입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53)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2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심판결 중 피해자에 대한 55만원의 배상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했다.
A씨는 지난해 5월8일 오후 4시56분께 자기 거주지인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이 있던 위층 주민 B(61)씨의 집에 공구를 들고 찾아가 협박하면서 현관문을 강제로 손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씨의 집 현관문 앞에서 "너 문 열어, 죽여버릴 테니까"라고 소리 지르며 장도리와 철제공구를 현관문 틈 사이에 강제로 집어넣고 틈을 벌린 후 젖히는 방법으로 현관문을 찌그러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현관문을 손괴해 B씨의 주거지 내부로 들어가려 했으나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의 제지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1심에서 선고한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더라도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과 배상명령 부분에 모두 직권파기사유가 있다"면서 "피고인이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에는 귀책 사유가 없어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원심 배상신청인에게 55만원을 변제해 그와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최대한의 선처를 해달라'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했다"며 "피고인의 원심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책임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않게 돼 이 사건은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가 심한 공포와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죄책은 상당히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55만원을 변제하고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박용근 기자 pyg4000@sudokwon.com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