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삼 기자] 술자리에서 다툰 남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선처를 구했지만,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절한 양형이라고 봤다.
14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7)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서울의 한 구청 소속 공무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를 향해 흉기를 던질 경우 흉기에 맞을 수 있다고 당시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예견하면서도 이 행위에 나아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1심 형량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6일 경기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 B(당시 26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지인들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만취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A씨와 B씨는 지인의 집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술에 취한 A씨가 B씨 손등을 깨물었고, 이에 다툼이 생기면서 몸싸움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은 두 사람 사이에서 다툼을 중재하려고 시도했고, 만취한 A씨가 이 과정에서 흉기를 B씨를 향해 던지면서 결국 B씨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B씨의 아버지는 발언 기회를 얻어 "지금도 A씨는 제 며느리다. 이런 일이 없었다면 평생 제 며느리로 살았을 아이다. 저는 용서를 했고, 죄가 미운 것이지 사람이 미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징역 4년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하는 중이었고, B씨 아버지가 발언 기회를 구해 A씨의 선처를 구한 것이다. B씨 아버지는 발언을 마치며 눈물을 보였고 A씨도 오열했다.
앞서 1심은 흉기의 형태나 공격한 부위 등을 고려할 때 A씨에게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