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KIA 타이거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3:1로 승리했다. LG 선발 켈리가 동료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08.26.

[김부삼 기자] LG 트윈스 에이스 케이시 켈리는 개인적인 목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다승 1위로 올라선 날에도 그랬다.
켈리가 대신 입에 올린 말은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켈리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 고우석의 깔끔한 마무리와 함께 팀이 3-1로 이기면서 켈리는 올 시즌 14번째(2패) 승리 투수가 됐다.
켈리는 최고 구속 151㎞의 빠른 공과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KIA 타자들을 어렵지 않게 돌려세웠다.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로 투구수도 8회까지 95개에 불과했다.
켈리는 "오늘은 잘했던 등판 중 하나였다. 모든 것들이 맞아떨어졌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초구 스트라이크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이었는데 계획대로 잘 됐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켈리이지만, 이날은 더욱 위력적이었다. 6회 1사 후 박동원의 솔로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KIA 타자들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했을 정도였다.
켈리는 "(박동원에게 맞은 공은) 실투였다. 한가운데로 직구가 들어갔고, 박동원이 잘 쳤다"고 떠올렸다.
일부 투수들은 퍼펙트 행진이 막을 내리면 허탈함 때문인지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의 켈리는 아니었다. 피홈런 후 투수코치, 포수 유강남과 잠시 대화를 나눈 켈리는 여전한 위력으로 8이닝을 책임졌다.
7회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3루 방면 내야 안타를 헌납한 뒤에는 껄끄러운 타자 최형우와 소크라테스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오늘 전반적으로 모든 것들이 잘 됐다. 내가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진행됐다"는 켈리는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트 노런을 했으면 굉장히 좋았겠지만 선발 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팀이 이기는데 도움을 줬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2019년 한국땅을 밟은 켈리는 첫 해 14승(12패)을 시작으로 2020년 15승(7패), 2021년 13승(8패)으로 꾸준히 제 몫을 했다.
올해는 벌써 14승으로 윌머 폰트(SSG·13승6패)를 제치고 다승 단독 1위로 올라 한국 입성 후 첫 타이틀에 도전장을 던졌다.
욕심이 날 법도 하지만 켈리는 늘 그랬듯 팀을 먼저 떠올렸다.
켈리는 "내 목표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에 기여하는 것이다.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건강한 모습으로 30경기에 등판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시즌이 끝났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면서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투구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류지현 감독은 "켈리와 유강남의 호흡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켈리는 역시 에이스답게 8이닝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다승 단독 1위 등극을 축하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