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 랜딩 지점에 있는 벙커

[김부삼 기자] 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 2022가 열린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
골퍼들 사이에 꼭 가보고 싶은 명품 코스로 유명한 골프장이다. 멋진 조경에 코스 관리가 잘 돼 있어 빠른 그린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런데 올해 이곳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대회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애를 먹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깊은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 그리고 유리알 그린으로 티샷부터 퍼팅까지 한순간도 방심할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코스가 2번홀이다. 평상시 11번홀로 세팅돼 있는 '악마의 코스'를 직접 둘러봤다.
지난 27일 오후 3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코스 정비가 한창이었다.
좁은 페어웨이를 놓치는 순간 공을 찾기도 힘든 깊은 러프가 좌우에 도사리고 있다.
선수들도 혀를 내두르는 깊은 러프에 발을 디디면 발목까지 푹푹 빠진다. 경기위원회가 밝힌 공식 러프 잔디 길이가 120㎜로 올 시즌 KLPGA 대회 가운데 가장 길다.
잔디가 길다보니 하늘로 ��은 모양이 아니라 머리카락처럼 쓸어 넘겨져 있다. 불규칙한 잔디 결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욱 어렵게 한다.
러프에 있는 공을 맞추기 위해 잔디를 채고 나가야하는데 그 힘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상급 실력의 선수들도 러프 지역에 있는 공을 안전하게 레이 아웃하는 이유다.
페어웨이 지역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굴곡이 심한 언듈레이션 탓에 평범한 라이를 찾기 힘들다.
세컨 샷 지점에서 그린을 바라보니 그린 주변에 있는 무서운 벙커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사람 키를 넘는 어마어마한 둔덕에 '악' 소리가 절로 났다. 어렵게 온 그린에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다.
넓은 그린이지만 평평한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전 구역이 경사진 라이다.
그린 위에서 직접 퍼팅을 해볼 수는 없었지만 홀 컵 위치에 따라 쓰리 퍼트는 쉽게 나올 것 같았다.
한화클래식 1, 2라운드 경기 결과 388야드 파4인 이 코스에서 선수들의 평균 타수는 4.583으로 전체 18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악명 높은 코스로 1라운드에서는 단 1명만이 버디에 성공했고, 2라운드에서는 조혜림(21) 샷 이글을 포함해 6명만 언더파를 기록했다.
한 대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너무 쉬운 코스에 익숙해져 있는데 이번 대회처럼 어려운 코스에도 적응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장타 위주의 체력적 경쟁이 아니라 정교한 플레이와 코스 공략을 위한 전략적인 두뇌 싸움도 골프의 또다른 묘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