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재난 위기관리 대응에 있어 윤석열 정부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서울 구로을)이 소방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최초 인명피해 신고접수는 17시 42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자는 18시 4분 의식과 호흡, 맥박이 정지된 상태로 중앙대병원으로 이송되지만 결국 사망했다.

지난 23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보면, 8일 집중호우 당시 대통령에게 상황 1보가 올라간 시간은 20시 40분경이라고 답변한다. 대통령은 흑석동 감전 사고자가 사망한 지 약 2시간 지난 후에 상황을 보고받은 것이다.

재난 대응 주무관청인 행정안전부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23시 40분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윤 대통령은 “심야 복구 과정에서 공무원 사망자 발생한바, 복구 작업자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줄 것”이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8일 사망한 공무원은 흑석동 감전 사고로 숨진 동작구청 직원이 유일하다. 그는 18시 30분경 사망했다.

중대본이 작성한 ‘8일 18시 호우 대처상황 보고’ 및 ‘23시 호우 대처상황 보고’에서도 정부의 안일함이 드러난다. 당시 18시부터 23시는 폭우가 집중되어 서울 곳곳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23시의‘피해․통계’란은 5시간 전과 다른 것이 없다.

중대본 재난 상황 보고는 재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보고다. 이를 통해 재난 피해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향후 대책을 수립하는데 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복사, 붙여넣기 상황 보고는 오히려 상황 악화의 우려가 있다.

윤 대통령이 폭우 피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대통령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9일, 반지하 주택 일가족 사망 현장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몇 시예요? (사망) 사고가 일어난 게?”라고 물었다. 대통령이 정확한 사고의 사실관계를 제때 보고받지 못했거나, 재난 피해에 대한 문제인식이 없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윤건영 의원은 “재난에 대응하는 윤석열 정부는 0점이라고 평가한다”며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인명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대통령에게 보고된 상황 1보는 2시간이 지난 뒤에 이루어졌다. 심지어 대통령은 정확한 상황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속한 대처와 상황을 장악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재난 재해가 발생할 경우 국민 안전은 또다시 위협받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정부는 조속히 위기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