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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이 토론회는 하반기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고용부가 노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이날도 중대재해 발생시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처벌 책임을 지는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경영계 요구의 핵심은 현재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는 경영책임자 규정의 모호성을 해소하고,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선임된 경우 대표이사의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자는 것이다. 이는 시행령이 아닌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이지만, 경영계는 법률이 불충분하면 시행령이라도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법이 시행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사업주 처벌 가능성을 배제시키는 개악을 추진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나아가 2인1조 작업, 과로방지 예산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이 180도 다른 입장을 펼친 가운데 토론자로 나선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을 겨냥해 "경총은 진정으로 본인들이 믿는 게 맞다면 법원의 판단을 진득이 기다려보라. 1심 판결도 안 나오고 얘기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반한다"고 비판하면서 공방이 시작됐다. 권 교수는 "미리 나서서 (법의) 위임도 없이 시행령을 만들자는 건 무리하다"며 해석상 다툼이 있는 내용을 시행령으로 변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임무송 인하대 교수가 "특정단체를 거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임우택 경총 본부장은 발언 기회를 얻어 "대안 없이 너무 경영계를 비난하기만 한다"며 "무턱대고 위헌적인 법률을 만들어놓고 사업자한테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권 교수는 이 발언에 즉각적으로 불쾌함을 표하며 토론 도중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임 본부장은 또 "산업안전보건법을 보면 신호수와 같이 복수의 근로자들이 같이 작업하는 규정이 있고 당연히 지켜야 한다. 다만 2인1조 작업이 어떤 작업이냐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 없이 중대재해법에 무작정 법제화하기에는 상당히 어렵다"고도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토론 후 임 본부장을 찾아가 "혼자 일하다 죽는데 그래도 혼자 일하는 게 맞다는 말이냐"라며 경영계에 항의했다.
임 본부장은 쏟아진 뭇매의 화살을 노동계로 돌렸다. 그는 장내가 정리된 후 퇴장하던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을 향해 "파트너십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면서 항변하려는 최 실장을 향해 "좀 닥치고 계세요"라고 퍼붓고 떠났다.
고용부는 다음달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연내에 개정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 자체가 경영계의 요청으로 시작된 터라 개정안에 경총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가 주목되고 있다.
류경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이날 행사 시작에 앞서 "인신을 구속시킬 수 있는 제도가 모호하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모호성을 완화하고, 또 현장의 실질적인 이행력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시행령 개정의 목표"라며 "다만 법과 시행령은 각각의 용도가 있는 만큼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법의 내용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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