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UAE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외빈 초청 만찬 전 진행된 리셉션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2.05.10.

[김부삼 기자]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어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15 광복절 특별 사면 복권 당시 이렇게 발언했다. 자신이 한 이 말을 실천하기 위해 그가 본격적으로 나선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영국을 방문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특사 자격으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특사로 파견할 것을 결정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대통령 특사 파견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추석에 임박해 구라파(유럽) 쪽에 출장을 가서 몇 나라를 돌며 그런 작업을 해주실 것 같다"고 이 부회장의 유럽 특사 파견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이달 중 대통령 특사로 영국을 방문해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영국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5일 리즈 트러스 장관이 총리로 취임한 후 면담을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본다.
이 부회장의 이런 행보는 또 다른 측면에서 '승어부'(勝於父, 아버지를 능가하는 것)가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 한 명만 '원 포인트 사면'을 단행했다. 이 회장은 사면 직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동원해 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전을 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부터 2011년 남아공 더반 IOC 총회까지, 이 회장은 1년 6개월 동안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녔다. 이 회장이 직접 다른 국가의 IOC 위원들을 만나며 평창 지지를 호소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운명의 순간인 2011년 7월,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이 회장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들인 이 부회장도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서 이건희 회장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 7월 형기를 마친 뒤에도 5년 간 취업 제한 족쇄가 있었지만 광복절 특사로 복권돼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런 이 부회장도 부친처럼 복권 이후 민간 외교에 최선을 다하며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이번 특사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 받았다"며 "부친 이건희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결정적 공을 세운 것처럼 이 부회장도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부산 엑스포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