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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 SSG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켈리와 폰트는 나란히 에이스다운 쾌투를 펼쳤다.
켈리는 7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4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했고, 폰트도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팽팽히 맞섰다.
둘 모두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켈리가 3회초 추신수에게 선제 솔로포를 허용한 반면 폰트는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 승리 투수가 되는 듯 했다.
폰트가 7회 LG의 '발야구'를 막지 못하고 2점을 내주면서 켈리가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다시 한 번 반전이 일어났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9회초 최정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켈리의 승리가 날아갔다.
승리의 향방을 떠나 '소문난 잔치'에 걸맞는 투수전이었다.
SSG와 LG의 이번 2연전은 '운명의 대결'이자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았다. 이번 2연전 전까지 선두 SSG와 2위 LG의 격차가 4경기에 불과해 두 차례 맞대결 결과가 선두 싸움의 분수령이 될 수 있었기 때문.
첫 판에서 SSG가 8-6 승리를 거두면서 다시 격차가 5경기로 벌어졌지만,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분위기는 또 달라질 수 있었다.
재차 치러진 결전에서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 중인 양 팀 외국인 에이스 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른 폰트와 켈리는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면서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경기가 중요한 만큼 둘 모두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좀체 실점을 하지 않았다.
켈리는 최고 시속 149㎞의 직구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던지며 SSG 타선을 요리했다.
폰트는 구위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이날 폰트가 던진 102개의 공 중에 88개가 직구였고, 최고 시속은 154㎞에 이르렀다.
켈리는 5회까지 추신수에게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LG 타자들은 3회까지 폰트를 상대로 정타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켈리는 1회초 최지훈에 볼넷과 도루를 허용해 2사 2루에 몰렸으나 최주환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초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다만 켈리는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추신수에 우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SSG에 선취점을 내줬다.
홈런을 맞은 뒤에도 켈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4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물리쳤다.
3회말까지 한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폰트는 4회말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맞았다. 폰트는 도루와 진루타로 박해민을 3루까지 보냈지만, 오지환을 우익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폰트는 5회말에도 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으나 이영빈, 유강남을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냈다.
켈리가 7회 실점 위기를 넘긴 반면 폰트는 2실점하면서 둘의 운명이 바뀌었다.
켈리는 7회초 2사 후 후안 라가레스, 한유섬에 연속 안타를 헌납했다. 하지만 켈리는 박성한에 2루 땅볼을 유도하고 실점을 막아냈다.
7회말 오지환에 안타와 도루를 허용해 2사 2루에 놓인 폰트는 가르시아에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 동점 점수를 주고 말았다. 가르시아가 2루를 훔치면서 또 득점권에 주자를 보낸 폰트는 대타 이형종에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역전 점수까지 줬다.
LG 필승조인 이정용이 8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켈리가 미소를 짓는 듯 했다. LG에는 확고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버티고 있어 LG가 1점차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정의 한 방이 터지면서 둘의 처지가 또 변했다.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이 고우석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고, 켈리의 승리와 폰트의 패전이 동시에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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