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태풍 피해상황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9.07.

[강민재기자] 출범 4개월째인 윤석열 정부가 마지막 내각 퍼즐 맞추기 작업에 돌입했다. 출범 초기의 연이은 검증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역량이 충분하면서도 검증에서 문제 될 만한 게 없는 '무결점 후보'를 찾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 달 넘게 공석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교육장관에 이름을 올렸던 박순애 교수의 경우 만취 음주운전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육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이유로 임명된 거였다.
그러나 취임 34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만 5세 초등 취학'이라는 설익은 정책을 내놓자 반대 여론이 크게 일었고, 학제 개편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후 교육장관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되면서 대통령실은 정치인, 관료, 학자 등 출신을 가리지 않고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으나 마땅한 사람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치인 출신의 경우 선거 등을 치르면서 일정 부분 공개 검증을 거친 터라 인사청문 과정 통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무엇보다 정권의 개혁과제에 동력을 살려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해온 관료나 교수들과 비교할 때 전문성이 다소 낮은 점, 정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는 점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통 관료나 교수 출신 인사의 경우 전문성은 보장되지만 공개 검증대에 오른 적이 없다 보니 선출직 정치인에 비해 검증 단계에서 낙마할 가능성이 크다. 또 정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구조적으로 장관급에 발탁할만한 인력풀도 크지 않다는 전언이다.
여기에다가 최근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검증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후보자 스스로 부담을 느껴 공직 제안을 거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일차적 검증을 마치고 청문회 날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서 후보자가 고사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검증 작업을 굉장히 꼼꼼하게 하고 있다. 무결점 후보를 찾고 있는데 참 쉽지가 않다"며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걸리고 있는데, 언제까지 인선 작업이 완료될 거라고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과 전문가 그룹 모두에서 두루두루 찾아보고 있는데 결국 관건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느냐이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지난 7일 조규홍 현 복지부 1차관이 내정됐다. 앞서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가 자녀 관련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으로 중도 낙마했던 점 등을 고려해 모험보다는 '검증 통과'에 초점을 맞춘 인선을 했다는 관측이다. 조 후보자의 경우 딸 1명으로 자녀 병역 문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조 후보자 내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기재부 출신) 그런 비판이 있을 수는 있는데 일단 조직이 굴러가야 하니,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조 후보자의 경우 지난 업무보고 (준비) 과정에서 복지부의 일을 충분히 소화했고, 과거 연금, 교육, 보훈 등(업무)을 했다. 이번에도 (차관으로서) 무리 없이 소화하는 과정을 100일간 봤기 때문에 내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재기자 iry327@sudokwon.com 강민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