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후 활짝 웃은 손흥민. (캡처=토트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김부삼 기자] "삶이 네게 레몬을 준다면, 해트트릭으로" 올 시즌 공식전 9경기 만에 골 침묵을 깬 손흥민(30·토트넘)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말이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홈 경기에서 3골을 터트려 소속팀인 토트넘의 6-2 대승을 견인했다.
지난 시즌 23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개막 후 공식전 8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이날도 해리 케인과 히샤를리송, 데얀 쿨루셉스키가 선발로 나섰고,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손흥민이 리그 경기에서 교체로 나온 건 2021년 4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이후 1년 5개월 만이었다.
손흥민은 팀이 3-2로 앞선 후반 14분 히샤를리송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후반 28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시즌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한 뒤 후반 39분과 후반 41분 추가골로 교체 투입 13분 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EPL 개인 통산 3번째 해트트릭이다.
또 축구통계전문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 소속으로 교체 출전해 해트트릭한 선수는 손흥민이 처음이다. EPL 통산 역대 7번째다.
손흥민은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른손에 해트트릭한 경기구를 들고 왼손 세 손가락을 편 채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영문으로 "삶이 네게 레몬을 준다면...해트트릭.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항상(when life gives you lemons… score a hat-trick. love you all and thank you for the support, always)"이라고 적었다.
'삶이 네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로 만들어라(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라는 서양 격언을 인용한 것으로, 인생에 시련이 와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내라는 의미다.
손흥민은 또 득점 장면 영상을 올리며 자신을 지지해 준 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팀을 돕고 싶었고,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운이 좋게도 3번의 기회가 찾아왔고, 골이 따라왔다"고 했다.
앞서 현지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선 "시즌 초반 힘든 시기를 보냈다. 좌절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달라진 팀의 경기 방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잘하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오늘 매우 좋은 승리를 거뒀고, 실망감도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또 "(득점 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 정말 행복했다"며 "축구는 가끔 미친 것 같다. 어떤 땐 공이 골문으로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3번이나 들어갔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벤투호는 23일 코스타리카, 27일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A매치 휴식기 전에 좋은 결과를 가져와 다행이다"며 "이번 시즌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게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EPL은 마지막 1분에도 경기 결과가 뒤집힌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