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9층 서재필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9.30

[유한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 대치 국면 속에서 비교적 선명한 공세 기조를 드러내고 있어 주목받는다. 국정감사 등 계기 대정부, 대여 강공 분위기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2일 정치권에선 최근 대정부, 대여 관련 사안에 대한 이 대표 발언은 기존보다 날카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현안을 직접 거명하면서 강한 목소리를 내는 이 대표 특유의 '사이다' 메시지가 되살아나고 있단 시선도 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대체로 현안 관련 공개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현장 중심, 민생 정책 강조 행보를 보이면서 차별화 전략을 편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고위원회의 등에선 다른 지도부가 강한 비판 주장을 내고, 이 대표는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순방, 대통령실 관련 각종 논란이 확산하면서 현안에 적극 말을 얹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이 대표는 지난달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부자 감세를 하지 않으면 13조원 넘게 여유가 생긴다", "영빈관 10개를 더 지어도 부담 없을 정도이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거론했다.
윤 대통령 사적 발언 논란과 그 후속 조치가 쟁점이 된 뒤인 9월23일 최고위에선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정면 지적했다.
또 9월24일 페이스북엔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다.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다. 나아가 9월2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선 공개적으로 '외교 참사 책임'을 거론했다.
이 대표 현안 메시지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 사적 발언 논란 관련 대통령실 해명을 정면 부정하는 목소리를 낸 지난달 30일 최고위 등이 주요 대목으로 꼽힌다.
당시 이 대표는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을 갖고 있다"라며 "거짓말하고 겁박하다고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 "지금 들어도 바이든이 맞잖은가, 욕을 했잖은가, 적절하지 않은 말을 했잖은가"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직격한 것이다.
또 "진상을 규명하는 것 첫 번째 길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이와 다르다는 게 말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나는 기억을 못하니 틀릴 가능성이 있단 말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인지 의문이 든다"는 등 윤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 대표가 공세 전면에 나선 배경으론 쟁점 전환이 거론된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조명 받던 추석 연휴 전과 달리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련 논란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적극적인 대여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야당 측이 사실상 상임위원회 전반에 걸쳐 예고한 고강도 국감 준비에 이 대표 행보가 박차를 가하고 있단 시선도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 거짓말 대책위원회 등 조직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 대표는 현안 메시지와 함께 민생 개선, 협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지속할 전망이다. 정부여당 실책을 부각하면서 대안 정당을 강조하고, 지역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