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경남 사천해양경찰서가 삼천포신항 여객선부두에서 카페리여객선 인질 및 폭발물 테러에 대한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해양경찰경비함정이 도주하는 테러선박을 쫓고 있다. 2022.09.27.

[김부삼 기자] 작년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 선박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가 부산항에서 3시간 동안 잡혔지만, 정부 당국은 1년 동안 해당 사안에 대해 파악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실이 해양수산부, 항만공사, 해양경찰청으로부터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국적 선박 '월봉산 호'의 GPS 신호가 지난해 10월 25일 부산항 인근에서 3시간 동안 9차례 잡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월봉산호는 2016년 이집트가 북한 로켓추진수류탄을 압류했던 사건에 연루된 선박으로 2020년 9월1일에는 남포항으로 석유를 실어 나르다 국제사회에 적발된 적이 있다. 2021년 10월 25일 부산항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신호를 전송한 뒤 현재까지도 입출항 기록조차 확인이 불가한 상황이다.
의원실에 따르면 당국은 공식 자료 요구 전까지는 시스템 상 입출항 기록이 없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에는 GPS의 송신오류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역시 선박의 입출항 및 위치 관리는 해수부와 산하 항만이 담당하고 있기에 해당 사안에 대해 전달받은 적이 없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월봉산 호 외에도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부터 북한 선박이 국내에 입항했거나, 대한민국 소유의 선박이 제3국으로 국적 세탁 후 국내를 출항하여 북한 소유로 재등장한 선박만 10여척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한국 국적의 유조선 '뉴콘크호'는 차항지를 북한으로 적고도 별도의 점검이나 수사 없이 부산항을 출항했는데, 6개월 후에 북한 유류를 환적하다가 국제사회에 적발됐다.
의원실은 한국 국적이었던 선박을 북한이 보유하고 있단 사실만으로도 "선박을 비롯한 물자를 직간접적으로 북한에 유입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 해석에 따라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대북제재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운송수단 단속 조처에도 정작 국가 최고보안시설인 항만을 통해 국내 선박이 북한 소유로 넘어가고 있었다"며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린 심각한 상황의 우연이 반복되면 그것은 필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 부처들이 본인의 소관 업무가 아니라 해당 사항이 없다는 태도로 방만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대북제재 밀반입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북한의 국제적 의무 준수를 위한 대북제재에 국가최고보안시설인 항만과 해수부, 해경도 책임있는 자세로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