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박병호가 솔로 홈런을 때리고 있다. 2022.06.30.

[김부삼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타자들이 가을무대에서 맞선다. '홈런왕' 박병호(36·KT 위즈)와 '5관왕'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적으로 만났다.
키움과 KT는 16일부터 5전3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정규시즌 3위 키움은 8일 정규시즌을 마친 뒤 일주일 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가을무대를 대비했다. KT는 1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고 기세를 올려 준PO 무대에 올랐다.
키움과 KT가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되면서 박병호와 이정후의 맞대결도 펼쳐지게 됐다.
박병호는 '친정팀'을 적으로 상대한다.
키움은 박병호에 남다른 의미의 팀이다. 데뷔 후 줄곧 거포 유망주에 머물렀던 박병호는 2011시즌 중 넥센(현 키움)에 트레이드 되면서 꽃을 피웠다.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5차례 홈런왕에 등극하는 등 최고 스타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영원한 키움맨으로 남지는 못했다.
2020시즌부터 부상과 부진으로 하향세를 타던 박병호는 2021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곤 소속팀 키움이 아닌 KT와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박병호의 이적이 확정된 후 팀 후배였던 이정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병호의 사진 수십장을 올리며 아쉬움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제 함께 야구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20대 초반에 배운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된지 1년, 박병호와 이정후는 최선을 다해 한 시즌을 치러냈다.
박병호는 이적 첫 해인 올해 35개의 아치를 그려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이자 개인 통산 6번째 홈런 1위에 오르면서 '홈런왕'의 귀환을 알렸다.
지난 9월엔 키움전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발목 인대 손상 부상을 당했지만, 굳은 의지로 시즌 막판 깜짝 복귀에도 성공했다.
박병호가 떠난 키움에서 이정후는 팀의 대들보로 또 한 단계 성장했다.
올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9,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작성하며 타율·안타·타점·출루율(0.421)·장타율(0.575) 부문을 모두 석권해 5관왕에 올랐다. 이정후를 앞세운 키움은 올해 개막 전 하위권 전망을 보란듯이 깨고 준PO에 직행했다.
이제는 PO로 가는 길목에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인다.
이들은 나란히 상대에 경계 대상 1호 타자다.
박병호는 아직 수비와 주루 플레이 소화가 힘든 몸 상태다. 그러나 언제든지 한방을 날릴 수 있는 박병호의 존재감은 투수들에 큰 압박감을 준다.
정확한 타격 능력에 이제는 장타까지 장착한 이정후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정후를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KT의 표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박병호는 올해 키움을 상대로 타율 0.264(53타수 14안타), 4홈런 8타점을 수확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KT전에서 타율 0.400(60타수 24안타), 1홈런 12타점을 쓸어담았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