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베어스 신임 감독이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10.18.

[김부삼 기자] "안녕하십니까. 두산 베어스 11대 감독 이승엽입니다."
KBO리그 역대 신임 사령탑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이 취임식을 시작으로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두산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이승엽 감독의 취임식을 열었다.
지난 14일 두산의 11대 사령탑에 선임된 이승엽 감독은 '두산맨'으로 공식 행보에 나섰다. 두산은 계약 조건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의 역대 신인 감독 최고 대우로 예우로 새 사령탑을 맞이했다.
전풍 대표이사가 이승엽 감독에게 등번호 77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전달했다. 이 감독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새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룡 단장과 주장 김재환은 꽃다발을 건네며 새 사령탑의 합류를 축하했다.
이 감독은 취임사에서 "감독 이승엽의 철학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강조한 키워드는 세 가지다. 기본기, 디테일, 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역 시절 홈런타자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선수 이승엽'은 언제나 기본에 충실했다"고 운을 뗀 이 감독은 "선수시절 맞붙었던 두산은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워 상대를 압박한 팀이었다. '허슬두' 컬러를 다시 구축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가을야구, 더 나아가 'V7'도 그 그 토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팬'을 강조하며 "그라운드 안에서는 팬들에게 감동을, 그라운드 밖에서는 팬들에게 다가가는 '팬퍼스트 두산'이 목표"라고 보탰다.
'국민타자'의 귀환이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다. 1906경기에서 0.302, 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 1355득점을 작성, 통산 홈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3년엔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인 56개의 아치를 그리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8년간 뛰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국민타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2017년 은퇴 후엔 해설위원과 장학재단 이사장,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했다. 현장 '밖'에 있었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던 이 감독은 두산 사령탑으로 현장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선수 시절 경험과 달리 지도자 경험은 미비하다. 은퇴 후 코치 경험이 없다. 여기에 삼성 라이온즈 영구결번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는 점에서도 두산의 사령탑 선임은 파격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지금 나에게 가장 많이 붙는 단어는 '초보 감독'이다. 코치 경험도, 지도자 연수도 받은 적이 없다"고 담담히 자신을 향한 시선을 소개했다.
'결과'로 편견을 깨겠다는 의지는 단단하다.
이 감독은 "2023시즌이 시작되면 지금의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다. 현역 23년간 야구장 안에서, 은퇴 후 5년 간 야구장 밖에서 총 28년간 오직 야구만 생각했다"며 "언젠가 찾아올 '감독 이승엽'을 준비해왔다. 모두가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도전이 자신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