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삼 기자] 수도권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과 경기는 물론 서울에서도 2년 전보다 전세가격 시세가 하락한 단지가 늘어나면서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도 늘고 있어 2년 전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전세매물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이달 보증금 7억5000만원(15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2020년 10월 같은 면적, 같은 층이 보증금 11억원에 계약됐는데 2년 만에 보증금이 3억5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강덕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역시 2020년 9월 9억원(14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2년 뒤인 올해 10월에는 9000만원 하락한 8억1000만원(12층)에 전세계약이 맺어졌다.
인천 중구 e편한세상영종하늘도시 전용 84㎡는 2020년 10월 2억7000만원(13층)보다 7000만원 빠진 2억원(2022년 10월·7층)에 새 임차인을 맞이했다.
실제 부동산R114가 이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 278만4030가구의 전세가격 시세를 2년 전과 비교해 본 결과,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는 7만8416가구(2.8%)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내린 아파트 비중은 인천이 6%(2만2192가구)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기 2.5%(3만4292가구), 서울 2.1%(2만1928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입주 물량 증가와 집값 하락 영향으로 중구와 동구의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가 역전됐다. 경기는 외곽 지역, 서울은 대단지 등에서 역전세 우려가 나타났다.
전세 가격도 하락세다. 최근 들어서는 하락폭도 더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1.37% 떨어졌다. 경기는 2.61% 하락했으며 인천은 4.95%나 떨어졌다.
주간 단위 통계에서도 이달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0.25%) 대비 하락폭이 커진 0.31% 떨어졌다.
서울(-0.22%→-0.27%)과 경기(-0.30%→-0.39%), 인천(-0.38%→-0.41%) 모두 전주대비 낙폭을 키웠다.
앞으로도 매매시장과 함께 전세시장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월세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가격이 떨어진 전세 매물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대출이자 부담과 깡통전세 우려 등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수요가 늘고 있어, 소규모·구축 단지뿐 아니라 아파트 입주나 과거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에서는 2년 전보다 가격을 내린 전세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