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최근 10년간 주한 외국공관원이 국내에서 일으킨 범죄는 총 103건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들 중 면책특권을 포기한 사례는 단 1건뿐이며, 자국으로 소환된 경우는 겨우 8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양천갑)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총 103건, 연평균 10건 정도로 주한 외국공관원들이 범죄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2021년으로 15건의 범죄가 발생했으며, 2017년에 5건으로 가장 적게 발생했다. 외교부는 면책특권을 포기한 1건의 사례에 대해서 대상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 세부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파견된 타국의 외교사절 및 그 가족은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국내법으로 처벌이 불가능하다. 주한 외국공관원은「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의거, 파견국 정부의 명시적 포기가 없는 한 재판관할권 면제라는 특권을 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일으킨 범죄는 파견국에서 처벌하는 수밖에 없다. 황희 의원실에서 외교부에 범죄를 일으킨 주한 공관원들의 처분에 대해 문의한 결과, ▲주한 외교단 수시 면담, 공한(공적인 서한) 회람 등을 통해 국내 법령 준수 의무 상기, ▲사건ㆍ사고 발생 시에는 우리 수사당국 조사에 대한 적극적 협조 촉구, ▲해당 공관 대사 등 관계자를 초치하여 외교적 항의 전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중 우리 외교부가 주한외국공관원이 저지른 사건사고 관련해 초치를 실시한 현황은 10년간 총 25건, 파견국이 자국으로 소환한 건수는 총 8건이며, 면책 특권을 포기한 사례는 단 1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단, 자국으로 소환하여 처벌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처벌 내용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역시 면책특권 활용에 있어서 자유롭지 않다. 외교부 제출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면책특권을 사용한 횟수는 총 11건인 것으로 확인된다. 2020년 이후, 사건ㆍ사고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황희 의원은“외교관들은 국제적 협약에 따라 면책특권을 부여받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러도 주재국에서는 처벌받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자국으로 돌아가 버리거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외교관들도 이런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관이 주재국에서 일으킨 범죄는 자국의 이미지 실추, 대상국과의 신뢰관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키는 만큼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 사건ㆍ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외교관에 대한 파견 전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사건ㆍ사고 발생시 주재국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